보건복지부가 입원환자식(食) 일제 점검조사에서 ‘힘 있는’ 대형병원만 조사대상에서 쏙 빼 ‘특혜’ 논란이 일고 있다. 복지부는 당초 입원환자 수요가 가장 많은 대형병원은 단 1곳만 조사대상에 넣었다가 특혜 시비가 일자 황급히 5곳을 추가, 조사 초반부터 석연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복지부는 6일 ‘입원환자식 실태 집중 점검 실시’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7일부터 이달 말까지 무작위로 추출한 요양기관 694곳을 대상으로 불시에 입원환자식 실태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6월부터 병원밥도 의료보험 적용을 받게 되면서 일부 병원들이 환자에게 값싼 저질 보험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긴급 현장점검에 나서게 된 것이다. 복지부는 또 선정된 694곳과 관련, ▦종합전문병원 1곳 ▦종합병원 70곳 ▦병원 211곳 ▦의원 339곳 ▦한방 병의원 73곳 등으로 구성돼 있다고 공개했다. 문제의 특혜 시비는 바로 여기에서 불거졌다. 한눈에 알 수 있듯 복지부는 유독 ‘종합전문병원’만 단 1곳을 조사대상에 포함시켰다. 서울대병원ㆍ삼성서울병원ㆍ서울아산병원 등 소위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대학ㆍ대형병원들이 바로 종합전문병원에 해당한다. 병원업계에 따르면 국내 의료기관은 병상 규모 등에 따라 종합전문병원-종합병원-병원 등의 순으로 구분된다. 2005년도 전국병원협회 명부에 따르면 종합전문병원은 43곳, 종합병원은 252곳이다. 비율상 1(종합전문병원) 대 6(종합병원)으로 복지부가 종합병원 70곳을 조사한다면 종합전문병원 역시 1곳이 아니라 최소 11곳 이상을 조사하는 게 산술적으로 맞다. 이에 대해 복지부 보험급여기획팀 박인석 팀장은 “대형병원보다는 중소병원에서 입원환자식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들려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중소병원 위주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역으로 이날 보도자료에는 조사대상 선정이 ‘무작위 추출’로 이뤄졌다고 나와 있어 결국 복지부가 힘 있는 대형병원만 ‘작위적’으로 제외시켰음이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복지부는 이날 오후2시가 넘어서 종합전문병원 5곳을 부랴부랴 조사대상에 추가시켜 특혜 의혹을 더욱 증폭시켰다. 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오전까지 “(큰 병원에 대해) 특별한 문제 지적이 없는데 구태여 넣을 경우 의료기관도 불편하고 조사인력도 낭비될 수 있지 않느냐”고 주장한 상태였다. 이에 대해 대한병원협회의 한 관계자는 “환자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43개 종합전문병원 중 단 1곳만을 조사한다면 그 결과를 국민이 어떻게 믿겠느냐”며 “정확한 실태조사가 되기 위해서는 대형병원 조사대상을 더 많이 늘어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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