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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산업 행보찾기 해외진출 팔걷는다] (2) 해외서 더 대접받는다

한때 국내 라면시장에서 이름 꽤나 알리던 용기면 `도시락`은 지금은 웬만큼 큰 할인점 등을 제외하면 눈에 띄지 않는다. 지난 86년 출시 후 한때는 매출 100억원을 웃돌며 고객 몰이에 나섰지만,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데다 대용량화 추세에 부응하지 못해 지금은 매출 50억원을 못 넘기고 국내 용기면 시장점유율 1% 수준에서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고향에서 `찬밥` 신세가 된 이 제품은 먼 이국땅인 러시아 시장 개척에 성공, 현재 900억원 수준의 현지 용기면 시장에서 점유율 80%를 차지하며 시장을 확실하게 휘어잡았다. 생산업체인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97년 블라디보스토크에 사업소를 개설한 데 이어 아예 현지 생산에 나서기 위해 올해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 라면공장을 설립을 추진중이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거나 외제 선호성향에 밀려 `2류`로 전락한 브랜드 가운데는 해외 시장에서 극진한 대접을 받는 `명품`브랜드로 거듭나 뜻밖의 효자 노릇을 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올해 출시 30년을 맞는 대표적인 장수브랜드 `오리온초코파이`는 날로 다양해지는 먹거리와 소비자들의 식상에 묻혀 지난 2002년부터 국내 매출은 사실상 답보 상태. 지난해 매출은 전년의 700억원 수준에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하오리여우(好麗友ㆍ좋은 친구)`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중국 시장에서는 `명품`제과로 인식돼 빠르게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지금까지 중국에서 팔린 초코파이는 누적 23억개로 중국내 파이류 시장점유율 60% 이상. 외상 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에서 술ㆍ담배 말고는 거의 유일하게 선금거래가 이뤄지는 품목이며 초코파이 한 상자가 결혼식 하객들에 대한 답례품으로 쓰일 정도로 모로 특별 대접을 받는다는 것. 패션업계에서는 국내 소비자들의 고급화 성향에 밀린 국산 브랜드가 중국 각 유명백화점에서 `고가 브랜드`로 인기를 끈다. 패션ㆍ유통업체 이랜드그룹의 모태가 된 캐주얼 의류 `이랜드`의 경우 매출은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중저가 가두점 사업에 역점을 두기 때문에 의류시장을 주도하는 `고급화` 바람에서는 멀어진 지 오래. 하지만 중국에서는 주요 도시의 100여 군데 일류 백화점의 가장 좋은 매장 자리를 차지하며 매출 상위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패션산업의 경우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에서 “한국 제품은 고급”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한데다, 국내 업체들도 해외 시장 진출시 전략적으로 고가 마케팅을 구사하면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다국적 브랜드가 판을 치는 국내에서는 별 힘을 쓰지 못하는 제일모직의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역시 중국에서는 유명 백화점에서 다국적 브랜드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지난해 말 현재 상하이와 베이징 등을 중심으로 세워진 라피도 매장은 20개. 올해는 다른 지역으로 꾸준히 유통망을 넓혀 25개 이상으로 매장을 늘릴 계획. IMF 이후 국내 제화시장에서 입지가 상당히 약해진 엘칸토 역시 `애칸특`이라는 고가 브랜드로서 이세탄, 쁘렝땅 등 대형 백화점에서 브랜드 파워를 발휘하는데 이어 지난해에는 세컨드 브랜드 `예쁜(yebben)`까지 출시, 올해는 매장 수를 기존 20개에서 두 배로 늘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 이 회사 마케팅팀 관계자는 “처음에는 중국 생산공장의 인지도 제고를 위해 현지에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내수시장보다 중국 공략이 더 효과가 있겠다는 내부 분석이 나올 정도로 중국에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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