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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까워진 한·중 자본시장] 한국 "중국, 증시활기… 고수익 기대" 중국 "한국, 이머징서 저평가 매력"

국내투자자 증시 박스권 싸움에 상하이로 눈돌려<br>中도 한국주식 비중 늘리고 코스피 상품 선보여<br>원·위안화 직거래 확대로 교류 더 활발해질 듯



한국과 중국의 자본시장 교류가 활발해지는 것은 서로를 매력적인 시장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한국 입장에서는 저금리가 지속되고 있고 코스피지수의 박스권 상단 돌파가 힘에 부치는 상황에서 중국 시장에 투자하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금융당국이 기업공개(IPO) 활성화, 우선주 발행 도입 등의 정책을 추진하면서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박스권에 갇혔던 중국 증시는 최근 들어 활기를 띠고 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최근 3개월간 11.8% 상승했으며 국내 설정된 중국펀드(본토 A주에 투자하는 펀드 기준)의 최근 1개월, 3개월 수익률은 각각 8.85%, 11.65%에 이른다.

특히 후강통이 오는 10월 도입되면서 중국 본토 A주에 대한 투자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후강통은 상하이 증시와 홍콩 증시의 교차매매를 뜻하는 말로 상하이 주식을 뜻하는 '후구'와 홍콩 주식을 말하는 '강구'가 서로 연결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홍콩 투자가가 상하이 주식을 투자하는 '후구통'과 중국 본토 투자가가 홍콩 주식에 투자하는 '강구통'이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다. 이전까지는 외국 투자가의 경우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얻은 기관투자가들만 중국 본토 A주 투자가 가능했고 국내 일반 투자가들은 자산운용사가 설정한 중국 펀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본토 A주에 투자했다. 이제는 후강통 도입으로 국내의 일반 개인투자자들도 홍콩을 통해 개별 본토 A주에 대한 투자가 가능하다.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된 A주 568개 종목을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게 된 셈이다. 홍콩거래소에는 상장돼 있지 않고 상하이거래소에만 상장된 귀주모태주·상하이자동차·이리우유 등 중국 대표 종목에 직접 투자해 수익을 올릴 기회를 얻었다.

김철 한국투자증권 해외투자영업부 대리는 "후강통 시행을 앞두고 상하이 증시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면서 중국 본토 A주 투자를 문의하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홍콩 증시와 동시에 상장된 종목 중 저평가된 종목, 본토에 단독 상장된 업종 대표주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머징 증시에서 저평가된 한국 증시에 장기투자할 경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중국계 자본의 한국 주식 연간 순매수 금액은 2009년 8,81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2조2,080억원까지 늘어났고 올해 1~7월까지는 1조8,850억원에 이른다. 올해 기준 국가별로 보면 미국(2조4,140억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국부펀드 및 연기금들이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해외 주식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데 특히 다른 신흥국 증시 대비 저평가돼 있는 국내 주식 매수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 관련 상품도 늘리고 있다. 중국 자산운용사인 이펀드(EFund· 易方達)매니지먼트는 연내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상하이거래소에 상장할 계획이다. 지난해 이펀드매니지먼트는 지난해 한국거래소와 코스피200지수 사용 계약을 맺었으며 현재 ETF 상장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길호 한국거래소 인덱스마케팅 팀장은 "현재 한국에 투자하는 중국계 자금의 대부분이 기관투자가 자금인데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ETF가 상하이거래소에 상장되면 중국 일반 개인들도 소액으로 한국 증시에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하고 한국에 800억위안(약 13조원) 규모의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RQFII) 한도를 부여한 점도 양국 간 자본시장 교류 활성화를 촉발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은행 간 시장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바꾸려면 달러화를 매개로 이중 교환작업이 필요했다. 하지만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이 확정되면서 은행 간에도 원·위안화를 바로 교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RQFII 한도를 확보하면 국내 금융기관이 역외에서 조달한 위안화를 중국 본토에 바로 투자할 수 있다. 환전 절차가 없어지기 때문에 수수료가 적게 들어 QFII 쿼터 확보로 출시한 상품 대비 RQFII 상품 수익률이 좋을 가능성이 높다. 또 QFII는 전체 쿼터에서 7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해야 하지만 RQFII는 쿼터의 100%를 주식·채권·파생상품 등에 모두 투자할 수 있어 투자범위가 훨씬 넓다.

정윤식 하나대투증권 고객자산운용부 전무는 "주요 대형 증권사들이 올해 4·4분기에 RQFII 라이선스를 신청해 받으면 내년 초에 쿼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 국내 금리보다 높은 위안화 채권을 편입한 신탁 상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미 홍콩법인을 통해 RQFII 쿼터 1,000억원을 확보해 연말까지 중국 주식 및 채권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위안화 직거래 확대로 중국계 자금의 국내 유입 확대가 기대된다"며 "RQFII 한도 부여로 중국 투자 상품도 확대돼 양국 간 금융 부문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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