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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무역수지 흑자라는데

2월 무역수지가 예상과는 달리 8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마지막 이틀동안 수출이 산사태처럼 늘어나 극적인 뒤집기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적극 개입, 통관을 앞당기는 등 밀어내기식 수출의 결과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반면 당국은 수출선적이 월말에 집중하는 관행이 유난히 두드러졌을뿐 밀어내기식 수출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2월 무역흑자가 정부개입에 의해 고무줄처럼 늘어난 것인지 아니면 추세반전에 의한 것인지는 앞으로의 월별 수출 추이를 보면 드러날 것이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다만 입도선매식으로 다음달 수출실적을 미리 당겨 잡아 부풀리는 무리수는 앞으로의 무역수지관리에 더 큰 부담을 주게 된다는 점은 유념해야 할 것이다. 그렇더라도 정부가 2월 무역수지 관리에 적지않은 신경을 쓴 점은 나름대로 의미는 있다고 본다. 대통령의 수출비상 발언 이후 관련부처들이 수출긴급대책회의를 가지는 등 모처럼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여줬다. 밀어내기식 수출을 둘러싼 논란은 있지만 정부가 수출독려에 발벗고 나선 사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일이다. 환란 이후 외화획득을 위해 수출증대에 최우선순위를 두었던 정부의 정책의지는 2년연속 큰폭의 무역흑자를 기록하면서 눈에 띄게 후퇴했었다. 올들어 무역수지가 돌연 적자로 반전한 데는 이같은 정부의 안이한 자세에도 책임이 있다. 갚아야할 외채가 엄청나고 IMF체제를 완전히 벗어나지못한 상황에서 무역적자의 기록은 우리 경제로선 치명타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는 앞으로도 수출증대와 무역흑자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통관을 앞당기는 식의 독려가 아니라 수출업체의 애로사항을 현장에서 파악, 신속하게 해결해주는 책임행정을 펴야 한다. 정부가 앞장서 벤처기업육성정책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작 수출기여도가 훨씬 더 높은 전통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받고 있는 일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 경기가 회복되고 수출이 잘되면 눈덩이처럼 대일무역적자가 늘어나며 에너지낭비가 심한 산업구조의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유입 등이 낳은 실세이상의 원화강세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환율의 안정적운용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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