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백화점에서는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들이 많은 인기를 끌었으며 예년보다 짧아진 미니스커트, 킬힐 등 파격적 패션이 주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월부터 이달 6일까지 8개 전점에서 5만9,000여명의 고객에게 판매된 상품 및 매출 분석을 통해 '2009 부문별 기네스 기록'을 발표했다. 분석에 따르면 상위 20% VIP 고객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는 '파레토 법칙'이 올 한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즉 초우량 고객들이 매출을 선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금액을 쇼핑한 고객은 신세계백화점의 고객 등급 중 최상위인 트리니티 고객으로 센텀시티점에서 9억2,000만원 어치를 구입했다. 이에 따라 올해 백화점에서는 고가 상품을 내놓는 프리미엄 전략도 활발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데님 편집매장 블루핏에서 올 한해 판매된 가장 고가의 청바지는 베컴진이라 불리는 'PRPS' 브랜드의 105만원짜리 제품이었다. 화장품 브랜드도 기능성을 앞세운 고가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그중 160만원짜리 '끌레드뽀 보떼'의 '시나끄띠프 크림'이 가장 비싼 화장품으로 1ml에 4만원 수준으로 나타났다. 패션 분야에서는 초미니스커트와 킬힐 등의 제품이 주목받았다. GGPX, 에고이스트 등 영캐주얼 브랜드에서는 가장 짧은 23cm의 미니스커트가 등장했다. 또 올 한해 가장 많이 판매된 구두인 '구찌'의 플랫폼 힐은 굽의 높이가 14cm에 이르며 '킬 힐' 열풍을 주도했다. 길이가 65cm로 허벅지까지 올라올 정도로 긴 싸이하이 부츠도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주류는 상반기엔 사케가, 하반기에는 막걸리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고급술 이미지를 이끈 사케는 잔향이 없는 깨끗한 맛의 '가라탄바' 제품이 올해 290개가 팔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렸다. 막걸리 중 가장 많이 팔린 '배다리 햅쌀막걸리'는 지난 11월 한 달동안 판매량이 5,300병에 달해 와인의 판매 1위 브랜드 보다 그 양이 1.3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마케팅에 대한 반응도 뜨거웠다. 소프라노 신영옥의 아리아 콘서트는 본점 등 3개점 순회 공연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문화센터에서 진행된 '김정의 실버댄스'는 매 학기 600명이 수강한 히트강좌로 떠올랐다. 건강과 친환경 열풍도 뜨거웠다. 신세계백화점에서 고객들의 웰빙 선호로 인해 다양한 기능성을갖춘 생수의 인기가 높았다. 올 한해 가장 많이 판매된 생수는 글라소 비타민워터로 1,700원(500ml)의 고가임에도 7,700개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비닐봉투 대신 장바구니를 사용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되며 백화점이 올해 고객에게 증정한 장바구니 수량은 63만7,000개에 달했다. 장재영 신세계 고객전략담당 부사장은 "올 한해는 건강, 가치소비, 친환경, 문화가 백화점 소비트렌드를 주도했다"며 "소비심리 회복에 대한 기대로 내년에는 가치소기가 한 단계 더 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