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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1월 26일] 금융시장 금세 회복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시장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직후만 해도 역외환율(NDF)이 40원 가까이 급등하고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우리 기업들의 주식예탁증서(ADRㆍGDR)이 급락하면서 휴전 후 가장 노골적이고 강력했던 북한 공격이 시장도 강타하는 듯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는 급속히 반전됐다. 이번 포격이 일회성 충격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기관과 외국인이 24일 주식ㆍ채권시장에서 대거 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25일에도 차분한 시장 분위기는 유지됐다. 北 산발적 '계획된 공격' 우려 시장의 이 같은 반응은 이번 포격이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포격을 보고 받은 직후 '단호히 대응하되 악화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군사적인 대응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적으로 봐도 우리가 '보복'으로 대응하기는 쉽지 않다. 이를 영국의 BBC방송은 '한국은 잃을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군사적 대응보다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호소하는 외교적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학습효과도 거론된다. 가장 최근에는 천안함 사태, 그리고 이전의 각종 남북 충돌사례가 발생했을 때 시장은 잠시 충격에 흔들렸으나 이내 반등했다. 오히려 시장의 이 같은 충격은 노련한 투자자들에게 매수찬스로 여겨진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최근의 북한 도발과 한반도를 둘러싼 지정학적 상황을 보면 일시 충격에 그쳤던 과거의 패턴이 앞으로도 유사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는 다른 몇 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먼저 8월의 천안함 사건과 이번 포격 등 올해 두 차례 북한의 도발을 보면 과거와는 질이 다르다. 간첩침투나 접경지역에서의 우발적 충돌이 아니라 '계획된 공격'이었다. 특히 이번 연평도 포격은 휴전 후 남한 영토를 향한 최초의 직접적인 공격이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모두 북한의 장사정포 사정거리에 있다. 북한이 휴전선에 전진배치한 240㎜ 장사정포는 사거리가 60㎞이다. 서울 전역은 물론 아래로 군포까지 미칠 수 있는 거리다. 비록 북한이 서울은 아니더라도 경기 북부지역에 포탄 한 발만 떨어뜨려도 연평도 포격과는 차원이 다른 상황이 전개된다. 그동안은 그럴 가능성에 대해 반신반의했지만 이번 연평도 포격을 보면서 북한이 전략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 그럴 수도 있다는 개연성이 높아지고 있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상황 역시 과거와는 '판'이 다르다. 과거 미국의 절대 우위이던 글로벌 세력관계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전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이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동북아는 이러한 갈등의 핵심지역이다. 8월 미국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한미연합훈련 불참 사태는 동북아 지역에서의 미ㆍ중 충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번에도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한미연합훈련 참가문제를 둘러싸고 미ㆍ중 갈등이 가시화되고 있다. 당초 26일로 예정됐던 중국 양제츠 외교부장의 한국 방문 연기는 연평도 포격 사건과 조지워싱턴호 참가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동북아 전환기 충격 대비해야 연평도 포격에도 불구하고 24일 주식과 채권시장에서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들이 하루 만인 25일 대규모 순매도로 돌변한 이유 역시 미국 항공모함의 서해 연합훈련 참가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북한 내부문제도 과거와는 다른 변수다. 북한은 주지하다시피 김정일에서 김정은으로의 권력이양기다. 그러나 김정은으로의 승계는 많은 변수를 안고 있다. 너무 젊은데다 경력도 짧다. 그렇기때문에 안정적인 승계체제 구축이 최우선 관심사다. 특히 군부의 지지를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고 있다. 대외적인 갈등조성은 대내 통합과 새로운 지도력 구축, 군부지지를 위해 유효한 수단이다. 전환기는 항상 갈등을 잉태하고 있다. 금세 회복된 시장을 보면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생각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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