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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애국

李相哲한국통신프리텔사장 지난달 某월간지에 「우리나라는 무법천지요, 국민은 무염치」라는 글을 우리나라에 26년간 살아온 일본인이 쓴 것을 읽었다. 그는 「맞아 죽을 각오를 하고 쓴다」며 한국인이 교통질서를 안 지키는 일, 아이가 아무리 잘못하더라도 그 아이를 다른 사람이 나무라면 아주 점잖던 엄마가 「귀신처럼」 흥분하는 일들을 차분하게 쓰고 있다. 그리고 일본 아이들에 비해 한국아이들은 지식은 많으나 지혜가 없어 예의조차 모른다고 했다. 물론 일본 중학생들의 원조교제나 어른들의 성에 대한 방종함 등 그가 애써 감추고 있는 일본의 교육이나 사회 문제들 역시 우리 못지 않게 심각하다. 그러나 그가 지적하는 것을 포괄적으로 보면 한국인들의 「남을 배려치 않는 무례함」에 대한 일종의 기본적인 분노이다. 남의 발을 밟고도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 좁은 길에서 차가 마주치면 빵빵거리며 서로 비키라고 소리치는 사람들, 낚시터의 쓰레기들, 지하철 경로석에서 눈감고 앉아 있는 젊은이들, 심지어 나이 지긋한 어른이 떠든다고 나무라면 적어도 스무살은 어려 보이는 젊은이가 욕을 해대는 장면들...모두가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이다. 우리는 「저 사람 인간관계가 좋다」라고 하면 두루두루 아는 사람이 많고 아는 사람들과 모나지 않게 원만하게 지내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과연 모르는 사람들과의 관계, 즉 보이지 않는 상대방이나 처음 보고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배려가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볼 때 우리들의 「인간관계」가 정말 좋은지에 대한 대답이 얼른 나오지 않는다. 우리는 여럿이 빈대떡을 먹다가 마지막 한 두 조각이 남으면 약속이나 한 듯이 젓가락을 놓는다. 모두들 관심이 없는 척 하지만 만일 누가 아무 말없이 「마지막 조각」을 집어먹는다면 그 사람을 예의없는 사람이라고 욕을 한다. 그러나 남을 욕하던 그 사람은 도로에 나가서는 버스전용차선을 승용차로 질주한다. 가족주의, 혈연주의가 우리나라만큼 강한 곳이 없다고들 한다. 가족끼리는 남은 빈대떡을 안 먹지만 타인과의 관계는 몰인정 하다시피 고개를 돌린다. 그래서 지금 이 정도의 생활수준에서도 해외 입양자수가 제일 많은 나라가 됐다. 지금은 글로벌시대다. 정치적 국경은 있으나 경제, 사회, 문화의 국경은 모두 인터넷 하나로 통과할 수 있다. 전세계를 향해 마음을 열고 그 첫번째 할 일이 바로 남을 배려하는 태도이다. 외국인에게 친절한 것이 애국이라고 우리는 배웠다. 그러나 우선 우리 옆을 지나는 우리나라사람에게 미소를 보내는 것이 진정한 애국의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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