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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전력 독점구도' 깨진다

전력판매 경쟁체제 2012년 도입<br>KDI "한전 기본료 보다 낮은 가격 제시한 업체 소비자가 선택케" 제안<br>"화력5사는 독립시키는것이 바람직"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전기도 여러 사업자가 판매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은 한국전력의 판매독점 구조를 깨고 동시에 원가를 밑도는 전기가격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기요금 인상요인을 판매경쟁을 통해 일부라도 해소해야 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는 전력판매에도 경쟁체제를 도입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정부 입장과도 일치된다. 그러나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의 통합, 5개 발전자회사의 통합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서는 KDI가 원론적인 의견만 제시한 채 "정부가 정책적ㆍ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공을 떠넘겨 정부가 방침을 확정하는 데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한전의 강력한 반발이 예상된다. 경주시민의 반대로 한수원과의 통합도 어려울 것으로 보이고, 발전자회사는 독립성이 강화되고, 판매 부문도 분리될 것으로 보이는 등 발전과 판매는 떨어져나가고 송ㆍ배전 사업 부문만 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력판매 독점체제 깨진다=KDI가 판매경쟁 도입을 제안하고 정부도 이를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어서 한전의 전력판매 독점체계가 깨지는 것은 시간문제가 됐다.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르면 오는 2012년부터 도입이 가능하다. KDI는 "한전이 원가에 기초한 기본요금을 책정하면 다른 판매사들은 이보다 낮은 경쟁가격을 제시하고 소비자들이 그 중에서 고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다만 전력판매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주택용 전기요금의 누진율을 대폭 완화하고 신규 판매산업자의 진입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ㆍ배전을 독점하고 있는 한전이 신규 판매사업자를 차별할 경우 경쟁에 왜곡이 생기는 만큼 한전의 판매부문을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판매 부문을 독립공사로 전환하거나 자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시했는데 한전의 판매직원은 전체 2만명의 5분의1가량인 4,000여명에 달한다. 전력판매 시장이 열리면 가스공급업자나 이동통신사ㆍ인터넷 서비스 업체 등이 진입해 다양한 복합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발전자회사 독립성 강화, 한전에서 분리=KDI는 발전자회사의 독립성 강화를 통해 발전부문의 경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화력5사를 독립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하나의 방법으로 한전이 유상감자를 통하거나 한전과 화력5사를 재합병한 후 인적분할을 통해 발전자회사를 독립공기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른 하나는 화력5사를 시장형 공기업으로 지정해 한전과의 관계를 끊도록 했다. 한전 사장이 수행하던 경영평가를 기획재정부로 넘김으로써 독립공기업으로 전환한 것과 유사한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수원ㆍ발전 자회사 통합은 원점=KDI가 한전의 한수원 통합과 발전 자회사 통합에 대해 통합과 현 체제 유지 두 가지 안을 우선순위 없이 제시함에 따라 원점으로 돌아갔다. KDI는 한전과 한수원 통합은 원전 수출역량 강화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한수원을 통합할 경우 한수원의 지방이전을 법으로 규정한 정부의 정책이 신뢰성을 잃게 되고 방폐장 유치 지역(경주) 주민을 설득할 만한 뚜렷한 대안이 없다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경주시민들은 "한수원 본사 이전이라는 원안을 고수해야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이수일 KDI 박사는 "한수원 통합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이득과 경주시민들과의 갈등에 따른 손실에 대해 정량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발전자회사 통합의 효과도 숫자적으로 계산해낼 수 없는 만큼 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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