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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I 확산에 망연자실한 농민들
입력2006-12-11 16:53:38
수정
2006.12.11 16:53:38
지난달 전북 익산시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잠시 진정기미를 보인지 20여일 만인 11일 전북 김제시 공덕면 소재 메추라기 사육농장에서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이미 지난 달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의 확산을 막기 위해 방역당국과 지자체가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한 지역을 중심으로 반경 3km 이내의 닭과 돼지 등 총 80여만 마리의 가축을 2차례에 걸쳐 살처분한 조치가 무의미해졌다.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에 긴급브리핑을 갖고 “지난 10일 메추라기 사육농장에서 신고된 메추라기에 대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 사람에게도 전염될 수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김제에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추가로 발생하자 전북도를 비롯한 일선 지자체와 양계농가 등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조류독감에 감염된 농가 주변의 가금류 살처분으로 인한 양계농가의 직접적인 피해는 물론 급격한 소비감소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실제 전북도는 “추가 감염을 막기 위해 전 행정력을 동원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는데 허탈하다”며 “지난번 살처분으로 막대한 농가피해가 발생한데다 추가로 감염이 확인되면서 또 다시 대규모 살처분이 불가피한 상황이고 특히 지역이미지 실추와 지역 농산물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제지역의 한 농민은 “2003년 처음 발생한 조류 인플루엔자로 부도직전까지 몰리는 등 어려움을 겪고 간신히 안정을 찾았는데 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앞으로 가금류 사육은 포기해야 되는 것 아닌가”하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양계농민은 “자식처럼 키우던 멀쩡한 병아리들을 모두 살처분해야 한다는데 마음이 아프다”면서 “더 큰 걱정은 앞으로도 몇 달 동안 닭을 키우지 못하게 돼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이 같은 농가피해 확산을 막고 닭고기에 대한 소비자의 외면을 방지하기 위해 무엇보다 조류 인플루엔자의 전파를 막는 일이 가장 시급하다. 방역당국은 하루 빨리 감염경로를 파악하고 방역대책을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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