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덱스 펀드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기존 주식형 펀드의 성과에 실망한 간접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인덱스펀드가 쏟아지는 추세다. 이에 따라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뿐 아니라 원자재ㆍ녹색성장ㆍ삼성그룹 등 차별화된 인덱스펀드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자본시장법 이후 인덱스 펀드 봇물= 지난 2월 4일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후 다양한 인덱스 펀드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19일 펀드 평가회사인 ‘제로인’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신규 설정된 인덱스 펀드는 모두 12개에 달한다. 이처럼 올들어 다양한 인덱스펀드가 출시된 것은 지난해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곤두박질친 데다가 앞으로의 시황을 확신하기 어려울 때는 인덱스펀드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홍융기 삼성투자신탁운용 퀀트전략팀장은 “지난해 주가가 급락하는 과정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 성과에 실망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위험 관리가 쉽고, 적립식 투자에 적합한 인덱스 펀드를 많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펀드 권유 및 판매절차가 과거보다 복잡해진 것도 인덱스 펀드의 등장을 부추기고 있다. 인덱스펀드는 구조가 단순하고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권유 및 판매 과정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 ◇인덱스 펀드, ‘테마형’으로 진화=최근 출시되는 인덱스 펀드들은 코스피200지수만을 추종하는 ‘붕어빵’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덱스를 기초 자산으로 채택하고 있다. 지난달 6일 설정된 NH-CA 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가 대표적인 케이스다. 이 펀드는 선물ㆍ옵션 등 주식 관련 장내 파생 상품을 이용해 코스피200지수 ‘일일 등락율’의 1.5배의 수익률을 하루씩 쌓아가는, 국내 최초의 ‘레버리지’(손익 확대 효과) 인덱스 상품이다. 국내의 유일한 녹색성장 인덱스 펀드인 ‘미래에셋맵스그린인덱스펀드’도 이색적인 상품이다. 삼성투신운용은 지난 5월 삼성그룹주 관련 지수를 추종하는 ‘삼성당신을위한삼성그룹밸류펀드’를 내놓고 이달 16일 현재까지 무려 1,533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이 상품은 그룹주 관련 최초의 인덱스 펀드다. ◇다양한 인덱스 펀드 거느린 엄브렐러 상품도 나와= 하나의 펀드 안에 여러 개의 하위 펀드들을 두고 자유롭게 갈아탈 수 있도록 만든 ‘엄브렐러 펀드’도 인덱스 펀드를 접목하고있다. 엄브렐러 펀드 안에 다양한 인덱스 펀드를 집어 넣어 투자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 6일 출시된 KB올스타엄브렐러펀드는 4개의 인덱스 펀드(코스피200인덱스와 리버스인덱스, 차이나H주인덱스, 미국S&P500인덱스)와 금 관련 파생상품 및 머니마켓펀드(MMF) 등 6개의 하위 펀드로 구성됐다. 투자자들이 원하면 수수료 및 횟수에 제한 없이 펀드 갈아타기가 가능하다. 이밖에 지난 3월 신규 설정된 ‘동양듀얼인덱스펀드’는 투자 금액의 70%를 코스피200 지수 편입 주식, 나머지 30%는 홍콩항셍지수(HSCEI) 편입 종목에 투자해 국내 및 홍콩 시장의 성과에 따른 수혜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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