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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대 초선의원 민생현장을 가다] (1)노회찬 민노당 당선자
입력2004-04-27 00:00:00
수정
2004.04.27 00:00:00
정상범 기자
요즘 국민들은 하나같이 먹고 살기 힘들다고 난리다. 그렇기 때문에 17대국회는 민생을 꼼꼼하게 챙기고 경제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높다. 본지는 17대 국회 여야 초선의원들이 직접 민생현장을 둘러보고 정책적 대안을 짚어보는 자리를 네 차례에 걸쳐 마련했다.
“경기호전을 기대하고 사채 17억원과 정책자금 25억원을 끌어다 투자했습 니다. 돈 갚는 것만 생각하면 밤에 잠도 안 옵니다. 이제 베팅하는 심정으 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안산 시화공단 H사 김모 사장)
입술을 살짝 깨물며 터져 나온 한 중소기업인의 푸념은 대기업도 정부관료 도 아닌 민주노동당의 국회의원 당선자를 상대로 한 것이었다. 민노당의 원내진출로 노사관계가 더욱 헝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정작 민노당 의원 당선자를 만난 중소기업인들은 노사분규보다 기업의 생존 자체에 대한 걱정이 더욱 많은 것처럼 보였다.
“민노당은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반(反)기업적 정당이 아닙니다. 회사가 망하면 임금 인상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노회찬 민노당 국회 의원 당선자)
자금난과 원자재난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중소기업 현장을 노회찬 민노당 비례대표 당선자가 직접 찾아 나섰다. 구수한 입담과 특유의 유머 감각 으로 17대 총선의 최대 인기스타로 떠오른 노 당선자는 지난 26일 오후 서 울 구로공단을 비롯해 산업현장을 둘러보고 노동자들은 물론 최고경영자(CEO)들과도 직접 만나볼 기회를 가졌다.
노 당선자는 가는 곳마다 중소기업 CEO들의 하소연을 들어야만 했다. 중기 CEO들은 인력난과 대기업과의 불리한 거래관계 등을 상세하게 털어놓고 무 엇보다 17대 국회가 입법활동을 통해 처지가 어려운 중소기업을 배려해줄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특히 일부 CEO들은 노동자정당을 지향하는 민노당의 정체성을 의식해 “기 업이 살아야 노동자도 살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무리한 임금인상이나 파업을 자제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에 대해 노 당선자는 “일부 대기업 근로 자의 경우 웬만한 중소기업 사장보다 월급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며 “중 소기업, 그중에서도 노동자를 먹여 살리는 굴뚝산업을 살려야 한다는 철학 을 갖고 있다”며 안심시켰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구로공단의 성호전자 생산공장. 전자제품에 들어갈 필 름 콘덴서를 만드는 직원들의 손길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선거운동 때문에 올들어 처음 생산현장을 방문했다는 노동운동가 출신의 노 당선자는 피곤해 보이는 직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공장을 둘러보았다. 노 당선자는 “갈수록 확대되는 대ㆍ중소기업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내수 를 살리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이익을 내는 대기업으로부터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당 차원에서 연구 중”이라고 밝혀 논란을 예고하기도 했다 .
정상범기자 ssang@sed.co.kr , 임웅재기자 jaelim@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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