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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전·문구까지 日製태풍
입력2001-02-28 00:00:00
수정
2001.02.28 00:00:00
역사교과서 파문 불구 '마니아클럽'결성 열광"日製가 좋아요"
82년전 오늘 삼천리 방방곡곡에 휘날렸던 태극기의 물결은 단지 퇴색한 역사에 불과한 것인가. 최근의 역사교과서 왜곡에서 보여지듯 일본의 본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도 불구 우리는 너무 쉽게 일본상품, 문화의 홍수에 몸을 내맡기고 있다.
먼저 일본제품 선호도. 자동차ㆍ가전제품에서 골프채ㆍ문구류까지 일본제품들이 가파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 99년 수입다변화선 폐지이후 가전제품의 경우 수입이 이전보다 최고 100배까지 급증했으며 이에 따른 지난해 대일무역적자가 100억달러에 육박했다.
일본 가전제품 수입 급증은 TV, 캠코더 등 고급제품의 기술우위를 감안하더라도 중ㆍ상류층의 '일제'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가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28일 국내 가전업체에 따르면 디지털 캠코더의 경우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유일한 생산업체지만 핵심부품 개발능력이 일본 등에 비해 떨어져 일본제품 점유율이 내수시장의 60% 이상으로 늘고 있다.
자동차의 경우도 올해부터 국내에 진출한 도요타가 '렉서스'를 내세워 국내 수입차 시장을 평정할 태세다. 벌써 1월에만 90대를 팔아 수입차시장 2위로 뛰어 올랐다.
또 최근에는 이 같은 일제선호 풍조를 타고 '혼마' 골프채가 조직적으로 대량 밀수입 되는 현상도 빚어졌다.
이들이 밀수출한 혼마 골프채는 이미 밝혀진 것만 약 7억3,000만엔(약 73억원) 어치에 이르며 드러나지 않은 것을 포함하면 30억엔어치(약 33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수입담배 부문에서도 일제인 '마일드세븐'이 수년전부터 상위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청소년층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일본의 소니와 세가사의 게임기는 우리의 게임시장을 대부분 잠식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문화종속의 우려다. 학생등 신세대들은 일제 문구류 1~2개는 가지고 있으며 일본만화나 애니메이션은 '마니아 클럽'이 생길 정도로 열광하고 있다.
일본영화나 일본가요, 일본풍의 음식점ㆍ패션이 신세대들의 생활이 된지도 오래다.
이와 관련 대학생 정충모씨(서울 강남구 압구정동ㆍ22)씨는 "요즘은 물건을 구입할 때 국산이나 외제에 상관없이 품질이나 디자인을 보고 고른다"면서 "애국심이나 피상적인 반일감정 때문에 일본제품의 구입이나 일본문화를 받아들이는데 망설이는 일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소비자아동학과 최현자 교수는 "우리국민 대부분은 일제 등 외제를 구입하므로써 자신의 우월적인 지위를 나타내고 싶어한다"면서 "이러한 무조건적인 일제선호는 반드시 사라져야 할 사회적 구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무조건 애국심에 호소해 국산을 강요하는 것도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산업발전에 득이 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나 "신세대들의 맹목적인 일본문화 따라하기는 걱정스러운 점이 적지 않다 "고 덧붙였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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