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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강자로 부상한 경기 양주 섬유업체들 가보니…

"독보적 기술로 세계 편물 40% 공급"<br>20데니어 실 직조·반도체 섬유등 고부가제품 즐비<br>"지속적 신소재 개발이 경쟁력 키우는 비결이죠"

거영섬유 직원이 원사의 연결상태와 원단 품질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있다.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구요? DKNYㆍ갭 등 글로벌 명품업체들이 먼저 물건을 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지난달 28일 찾은 편물원단 제조업체인 거영섬유의 양주공장에는 완성된 원단을 염색업체로 실어나르는 차량들이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공장 안으로 들어서자 60여대의 편직기계들이 일렬로 배열된 채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기자를 안내한 김선봉 사장은 대뜸 돌아가던 편직기계를 멈추고 연결된 실을 내밀었다. 눈으로 잘 보이지도 않는 실은 20데니어, 즉 9,000m길이의 실 무게가 20g에 불과할 정도로 가는 실이다. 김 사장은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20데니어 실로 짤 수 있는 곳은 많지 않아 바이어들이 생산가격의 5~6배를 내더라도 앞다퉈 가져가려 한다"며 "생산단가의 6배에 이르는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업종이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양주와 포천, 동두천을 중심으로한 경기북부 지역이 편물섬유의 새로운 글로벌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전세계에서 사용되는 편물 섬유의 40%를 이 곳에서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이들 업체들은 '섬유는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을 뚫고 지난해 43억 달러의 수출실적까지 올리며 국내 섬유산업의 부흥을 주도하고 있다. 양주 지역 편물관련업체 중에는 요즘처럼 어려운 때에도 24시간 풀가동 하는 업체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거영섬유 역시 현재 주ㆍ야로 나뉘어 하루 24시간 가동된다. 김 사장은 "하루에 티셔츠 7만 5,000장을 만들 수 있는 15톤의 원단을 생산하지만 주문이 몰려 6톤을 아웃소싱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며 "생산된 원단 중 절반이상이 해외로 수출된다"고 설명했다. 거영섬유가 이처럼 탄탄한 경쟁력을 갖춘 것은 지속적인 연구개발(R&D) 덕택이다. 거영섬유는 반도체업체들이 이물질 제거에 쓰이는 산업용 섬유까지 개발해 공급하고 있을 정도다. 윤민선 연구실장은 "반도체 뿐 아니라 전기ㆍ전자등 최첨단 산업에 적용할 수 있도록 신소재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며 "업계의 자체적인 노력이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양주에 위치한 염색업체인 영신물산 역시 자체 연구소를 갖추고 매년 연매출의 5%가량을 R&D에 쏟아붇고 있다. 최창섭 사장은 "전 세계에서 편물섬유에 나염프린트를 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곳은 양주 일대 업체가 유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고급 옷이 많은 유럽에서도 나염 프린트가 된 니트류 옷은 십중팔구 양주 등 경기북부지역에서 만든 원단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현재 DKNY와 갭, 나이키 등 글로벌 의류업체가 영신물산의 염색기술로 옷을 만들고 있다. 양주지역의 섬유업체들은 저가시장에서 한발 물러나 중고가시장에만 특화된 제품을 만들고 있다. 용광중 섬유소재연구소 전략기획실장은 "원단 및 염색 품질을 높게 유지하면서 1주일안에 주문에서 배송까지 가능한 시스템은 양주 등 경기북부가 유일하다 "며 "인도나 중국, 베트남이 가격경쟁력을 앞세워도 따라올 수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양주시와 포천시도 최근 지역 섬유업체들의 경쟁력을 인정해 산·학·연 클러스터를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 사장은 "이탈리아는 후발국의 추격에도 불구하고 오랜 세월 섬유강국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사양산업이라는 편견을 벗어나 정책적 지원이 이루어진다면 양주지역도 글로벌 섬유강자의 명성을 굳힐 수 있다" 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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