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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설' 부추기는 CDS프리미엄… 실체는?

투기적 거래 노출… "꼬리가 몸통 흔드는 형국"<br>평가위원회·거래소도 없이 장외거래통해 지표 산정<br>투기꾼 농간에 좌우 "신용위험도 제대로 반영 못해"



지난 19일 홍콩 주식시장. 한국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오전 한때 전일(433bp, 1bp=0.01%포인트)보다 21bp나 오르며 외환당국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오후 들어 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이날 종가는 5bp 하락한 428bp로 마감했다. 기업 구조조정 대책을 발표하는 등 금융위기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발표되는 가운데도 CDS 프리미엄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급등락을 한 셈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왝더독(Wag The Dog) 현상처럼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며 외환시장은 물론 우리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 CDS 프리미엄이 400bp를 넘은 후 국내 외환시장은 환투기성 역외세력의 강력한 매수세로 원ㆍ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넘고 주가가 40포인트 넘게 폭락했다. CDS 프리미엄은 최근 ‘위기설’의 핵심 지표로 등장하고 있다. 많은 언론들과 경제 분석기관들이 CDS 프리미엄 수치를 인용, ‘대한민국 위기설’를 고조시키고 있다. 그러나 CDS 프리미엄(보험료)처럼 실체가 애매모호한 지표도 없다. 무디스나 스탠더드앤푸어스(S&P)등 신용평가기관처럼 CDS 프리미엄을 산정하는 ‘평가위원회’도 없다. 거래소도 없다. 단지 장외거래에서 산정되는 프리미엄이 대외적으로 발표되는 유일한 지표일 뿐이다. 장외거래이다 보니 투기꾼들의 농간에 쉽게 좌우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CDS 프리미엄이 투기적인 거래에 노출돼 있으며 국가 및 은행ㆍ기업의 신용위험도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 외평채 프리미엄은 떨어지는데 CDS 프리미엄은 급등=한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목적으로 해외에서 발행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 5년물 가산금리는 1월2일 399bp에서 19일 현재 337bp로 떨어졌다(가치 상승). 신규 발행물량이 없어 등급평가만 이뤄지는 추세라는 지적도 나오지만 외평채 가산금리만을 보면 한국 경제여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엿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같은 기간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313bp에서 428bp로 무려 115bp나 치솟았다. 기초자산(외평채)의 부도위험을 대비한 보험개념의 파생상품이 CDS 프리미엄이라면 기초자산의 안정성은 높아지는데(외평채 가산금리 하락), 파생상품인 CDS 프리미엄이 급등하는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인 셈이다. 공동락 하나대투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의 은행 등 금융시장의 질보다는 유동성에 대한 우려가 CDS 프리미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초자산 변동에 바탕을 두지 않은 투기적인 거래가 CDS 프리미엄 상승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투기적인 CDS 프리미엄=CDS는 은행 등이 보유한 채권의 발행 기업이나 국채의 부도에 대비해 드는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이다. 즉 특정 채권이 지불 불이행(부도) 사태가 났을 때 원금지급을 보장한다는 성격을 갖고 있다. 문제는 CDS 거래가 채권의 보유 없이 프리미엄만을 따로 거래하며 투기적 거래가 발생한다는 데 있다. 그러다 보니 프리미엄이 채권 자체의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즉 기업 부도에 대비해 가입한 보험상품의 보험료가 너무 올라가면서 기업 자체의 부도위험이 급속히 높아지는 것이다.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형국이다. 특히 지금까지 CDS가 장외시장(OTC)에서 아무런 규제 없이 무분별하게 거래돼온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재형 동양선물 연구위원은 “장외거래이다 보니 호가 자체가 명확하지 않다”며 “시장 참여자 간 공개되지 않는 거래로 호가를 올려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CDS가 경제위기를 더욱 부추기는 이유는 막대한 거래규모에 기인한다. CDS 거래규모는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절반에 해당하는 28조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해 9월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도 CDS의 거래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불합리하게 높은 한국 CDS 프리미엄=우리나라의 국가 CDS 프리미엄은 같은 A신용등급인 말레이시아가 19일 기록한 300bp에 비해 128bp이상 높으며 외환보유액이 급감하고 있는 브라질보다 54bp 높다. 국가부도 사태가 우려되는 아일랜드(신용등급 AAA)보다도 높다. CDS시장에서 과도하게 위험하다고 평가 받고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 자체의 위험도도 있지만 한국시장이 외국인들에게 거의 무제한으로 개방돼 있다 보니 한국 채권들에 대한 투기적인 CDS 거래가 활발한 점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 CDS는
기업·국가 부도 대비한 보험성격 파생상품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redit Default SwapㆍCDS)는 은행 등이 보유한 채권의 발행 기업이나 국가의 부도에 대비해 드는 보험성격의 파생상품이다. 프리미엄(보험료)을 금융회사에 지급하면(CDS 매수) 해당 금융회사는 채권이 부도 났을 때 채권의 원리금을 대신 갚아준다. 채권을 보유한 주체가 채권의 채무 불이행에 대비해 일종의 보험에 가입하는 것과 유사하다. 따라서 특정 국가나 기업의 부도위험이 올라가면 CDS 프리미엄도 올라가게 된다. CDS의 탄생은 지난 1997년 이머징마켓의 외환위기 당시 JP모건의 블라이드 마스터스 글로벌상품부문 대표가 개발, 판매하며 전세계 파생상품시장에 돌풍을 일으켰다. 한국 관련 상품은 2005년부터 거래됐다. 순수한 투기(베팅) 목적으로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며 거래소가 아니라 채권 브로커들을 통해 장외에서 거래된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각국의 정부가 발행한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CDS 프리미엄을 해당 국가의 신용등급이 반영된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 CDS는 지금까지 장외시장(OTC)에서 아무런 규제 없이 무분별하게 거래돼 금융위기를 불러온 주범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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