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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뼈만 앙상하게 남다

제4보(35∼48)



싸워야 할 자리에서 물러서면 형세가 나빠지게 마련이다. 그리고 기세에서 밀리게 되면 어차피 진다. 이세돌이 일부러 자기의 약점을 드러내면서 싸움을 획책하는 것을 보고 창하오는 잠깐 고민했다. 흑35를 두기에 앞서 5분쯤 뜸을 들였다. 이윽고 작심을 하고 흑37에 우지끈 절단. 그 전에 흑35로 하나 밀어둔 것은 백에게 바로 그 자리를 역으로 당하면 우변의 흑진이 우그러지게 되기 때문이다. 백38의 보강은 절대수. 흑39 역시 절대수라고 보아야 한다. 백40은 쟁탈의 급소. 흑41로는 46의 자리에 받아둘 수도 있지만 창하오는 안전하게 실전보의 흑41로 연결을 서둘렀다. 백42 역시 쟁탈의 급소. "백의 행마가 척척 나옵니다. 흐름상 백이 괜찮아 보입니다. 역시 이세돌은 난투의 달인이군요."(윤현석) "백이 원하던 대로 된 느낌이야. 애초에 흑이 끊지 않고 온건하게 두는 것이 낫지 않았을까."(필자) 필자가 참고도1의 흑1 이하 흑3을 제시했다. 그러자 윤현석9단은 말했다. "물론 그렇게 두어도 흑이 나쁘진 않았을 겁니다. 실제로 이희성8단은 그렇게 두고 싶다고 했어요. 하지만 그 코스는 어쩐지 흑이 조금 위축이 된 느낌이네요. 창하오는 끊고 싸우는 것이 승부사의 자세라고 본 것 같습니다."(윤현석) 실전의 백44는 절대. 참고도2의 백1로 받는 것은 흑2, 4가 통렬하여 백이 견디기 어렵다. 백46은 집에 민감한 수순. 백48의 슬라이딩이 놓이자 검토실의 곳곳에서 탄성이 치솟았다. "흑대마가 뼈다귀만 남았네." "지독하게 파고드는군." 필자가 윤현석에게 물었다. "흑이 비세 아닌가?"(필자) "그렇지는 않아요. 바둑은 이제부텁니다."(윤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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