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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멀고 官은 가깝다"… 新관치 부활

리먼사태로 주도권 잡은 관료들 영향력 확대<br>시장개입·투자 압박·자기사람 챙기기 度넘어


'시장은 멀고 관(官)은 가깝다.' 신(新)관치가 부활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 '민간 중시, 관료 배제'의 국정 슬로건에 숨죽이던 관치가 금융위기와 친서민정책을 밑거름으로 '신관치'로 재탄생하고 있다. 더욱이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장악한 관료들은 경제회복기에도 '관치를 통한 중도실용ㆍ친서민정책의 현실화'를 이유로 영향력을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명박 정부 초기 시장주의를 표방하며 MB노믹스의 상징이었던 민간인사들도 하나둘씩 자리를 떠나고 그 자리를 관료들이 차지하고 있다. 자율과 경쟁을 내세웠던 MB노믹스는 경제위기에 무너지며 결국 '경험'을 무기로 한 관료주의의 편안함에 묻히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위기 이후 정부의 시장개입 논리는 시장 논리보다 항상 앞서고 있다. 미소금융 기부금으로 기업에 손을 벌리고 외환정책은 조변석개(朝變夕改)처럼 정부의 입맛에 따라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기업에 대한 투자압박은 계속되고 있다.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 겸 경제특보는 "환율효과를 제외하면 삼성전자ㆍ현대차 같은 곳은 사상 최대의 적자 우려마저 있다"며 "지금은 기업들이 부채비율에 연연하지 말고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에 있어 신관치는 모피아(재무부 출신 금융관료)의 부활과 대선 캠프 인사 등 자기사람 심기로 대변된다. 금융위기는 정권 초기 민간에 밀려 홀대 받던 모피아들을 화려하게 재등장시켰다. 미시적 정책 집행에 강점을 보이는 옛 재무부 출신들은 소방수로 금융위기의 불길을 잡았지만 이제는 철저하게 여타 인물들을 배제하고 '위기 후 정책구상' 등 집까지 다시 짓겠다고 나서고 있다. 제 식구 챙기기도 도를 넘는다. 공공기관 정보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6대 대규모 공공기관(토지공사와 주택공사 통합) CEO는 물론 감사까지 MB맨으로 채워졌다. 코레일과 농어촌공사 사장과 감사 모두 MB 캠프와 인수위 출신이고 가스공사 감사는 한나라당 부대변인 출신이다. 가스기술공사 감사에는 한국삽살개보존회 재무이사가 임명됐다. 최근 물러난 황영기 전 KB금융지주 회장과 이정환 전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수많은 덫과 좀비(살아 있는 시체)들'이라는 말로 관료지상주의와 낙하산 인사를 비판하고 나섰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현 정부 들어 직간접적으로 기업에 압력을 가하는 신관치 현상이 더 심해지고 있다"며 "이는 그동안 우리 기업이 노조 등 이해 당사자와의 소통이나 협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 정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다 보니 겪을 수밖에 없는 부메랑"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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