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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韓銀도 주장하는 기업경영권 보호

한국은행이 기업의 경영권을 보호할 장치 도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재계나 금융감독 당국이 경영권보호장치의 필요성을 종종 주장한 적은 있었으나 중앙은행까지 나서기는 처음이다. 그만큼 경영권 보호장치 미흡으로 인한 경제적ㆍ산업적 폐해가 크다는 의미다. 한은은 국내 기업의 경영권방어 비용이 지나치게 커지면서 설비투자 위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미국ㆍ일본ㆍ유럽처럼 황금주ㆍ차등의결권 등 경영권 보호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은 조사 결과 제조업체의 총자산 가운데 만기 1년이 넘는 장기 투자증권 비중은 지난 1990년 2.8%에서 지난해 14.5%로 5배로 늘었다.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재무구조 개선 노력과 현지 공장 설립 등 해외직접투자가 크게 늘어난 때문이기도 하지만 외국 투기자본의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이 심해지면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등 지분 확보를 강화한 탓이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적대적 M&A를 생각하면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말했고 삼성전자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매년 수조원이 넘는 돈을 투입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조차 이런 상황이니 다른 기업들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제조업체들이 경영권 방어를 위한 재무적 투자에 치중함으로써 빚어지는 폐해는 이루 헤아리기 어렵다. 무엇보다 설비투자 등 기업자금의 생산적 활용이 위축돼 미래 성장동력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설비투자 위축은 일자리 창출의 어려움으로 이어져 소비부진ㆍ내수위축 등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선진국들은 물론 중국 등 후발 개도국들까지 경영권 보호를 강화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연유에서다. 미국은 기간산업이 위협을 받으면 대통령령을 발동해 인수를 차단하고 있다. 일본은 정부 대책이 미흡하면 법원이 나서 제동을 걸고 있다. 그러나 우리 정부의 대응은 기업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재정경제부는 M&A 규제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지 않으며 외국인투자를 위축시킨다는 이유 등으로 난색을 표하고 있다. 중앙은행까지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는 경영권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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