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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mp up 보험산업] <5> 글로벌 플레이어로 나서라

금융그룹화 길 열어주고도 해외진출 때 적극 지원을<br>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 등도 글로벌 생보사에 한참 떨어져<br>외국계 국내 약진에 속수무책… "경쟁력 강화 차원서 바라봐야 해




국내 보험 시장은 수입 보험료 기준으로 세계 7위다. 하지만 국내 보험산업의 경쟁력 측면에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1위사인 삼성생명의 글로벌 순위는 27위에 불과하다. 외형뿐만 아니라 수익성 등 내용면에서도 국내 보험사는 글로벌 플레이어에 비해 한참이나 떨어진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글로벌 생보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7%(2006년 기준)인 반면 국내 생보사는 9.7%에 불과하다. 해외 시장 진출 측면에서 보면 더 참담하다. ING와 알리안츠의 전체 수익 가운데 해외 보험 사업의 비중은 각각 71.4%, 62.8%나 되지만 국내 보험사는 아직 미미한 실정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외국계의 점유율을 1997년 1% 정도에서 최근 21%대로 높였지만 우리 보험사는 속수무책이다. ◇보험사 금융그룹화의 길 열어줘야= 이 같은 차이는 바로 금융그룹화의 성공 여부에서 나온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은행ㆍ증권ㆍ자산관리ㆍ보험 등을 아우른 글로벌 기업은 정보 공유, 브랜드 인지도, 상품 개발 능력 등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할 수밖에 없다. 현재 글로벌 보험사들은 겸업화ㆍ대형화로 종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금융그룹내 자회사별로 특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보험 상품 외에도 자산관리 등 업무 영역을 금융 전반으로 확대하는 동시에 필요할 경우 자회사를 세워 특정 보험 종목에 집중하고 있다. 반면 국내 대형 보험사들은 금융 그룹을 형성하지 못한 채 시너지 효과를 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소형사도 대형사를 베끼는데 급급해 특화된 전문 보험사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등도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지난해부터 보험 지주회사 설립을 위해 법개정을 추진했지만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비금융지주회사가 제조업을 자회사로 거느릴 수 있다’는 일부 한나라당 의원의 금융지주회사법안이 ‘삼성의 지배구조를 정당화해 준다’는 반발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험 지주회사는 기본적으로 보험산업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류근옥 서울산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 지주회사는 허용하면서 보험 지주회사는 삼성 때문에 안 된다는 논리는 억지”라며 “은행ㆍ보험ㆍ증권 등 권역별로 규제의 균형을 맞춰야 금융 산업 전반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사의 해외 진출 지원을=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초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은 이 대통령에게 “프랑스 AXA가 97년에는 4~5위권의 작은 회사에 불과했지만 현재 세계 2위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해외 진출”이라며 해외 투자 규제를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보험사들도 국내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고 외국계의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중국ㆍ동남아 등 신흥시장으로 진출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해외 정보 수집 단계에 머물거나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영업에 치중하는 등 성과는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국내 보험사들이 노하우와 정보, 자금력, 브랜드 파워, 생산성 등 거의 모든 측면에서 대형 글로벌 보험사에 밀리기 때문이다. 또 리스크 관리나 현지화 능력 등이 떨어지는 국내 보험사의 수준을 고려하면 섣부른 해외 진출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강영구 금감원 보험서비스본부장은 “전문 인력 확보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해외 진출로 손실만 입을 수 있다”며 “수익성보다 외형 중심으로 성장해온 국내사의 체질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외 진출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중장기 검토 과제가 아닌 실천 과정에서 오히려 글로벌 보험사로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개별 회사 차원보다는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선진국들은 자국 보험사들의 해외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과 개방 압력에 나서고 있다. 서대교 보험개발원 부연구위원은 “정부가 다자간 협상이나 국가간 협상을 통해 개발도상국의 보험 진입 장벽을 완화하는 한편 금감원 내의 보험 해외진출 지원센터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계약자 몫의 배분 문제나 증시 침체 등으로 늦어지고 있는 생보사의 상장도 시급한 과제다. 김정동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는 “비상장사는 해외 영업이나 마케팅에 한계가 많다”며 “자본조달을 통한 대형화, 경영 투명성 제고 및 기업가치 증진, 종합금융그룹의 도약을 위해서라도 생보사의 상장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은행ㆍ증권사와 공동으로 종합금융서비스 제공, 인수합병(M&A)를 통한 해외 브랜드ㆍ유통망 인수 등도 해외 진출 전략으로 거론되고 있다. ■ 해외 진출 유망 지역은 中·印·베트남 亞 3국 '1순위'… 이슬람권도 새 시장으로 부상 국내 보험사들의 해외진출 유망지역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보험제도나 인프라가 발전된 선진시장보다는 중국ㆍ베트남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보험 시장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있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고 사회ㆍ문화적으로도 우리와 유사성이 많아 국내 보험사의 경쟁력을 십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ㆍ인도ㆍ베트남 시장을 잡아라=보험연구원은 국내 보험사의 진출 유망지역으로 중국과 인도, 베트남을 꼽고 있다. 이들 세 나라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험료 규모(보험침투도)가 8% 이하로 낮은 반면 보험료 성장률은 연 평균 20% 이상에 달해 시장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스위스 리가 조사한 '2006년 아시아 보험시장 성장률과 보험침투도'에 따르면 중국과 인도, 베트남의 연평균 보험시장 성장률은 각각 22.65%, 28.49%, 24.36%로 우리나라(14.76%)보다 훨씬 높다. 이에 반해 침투도는 중국이 2.69%, 인도 4.57%, 베트남 1.54%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 전문가들은 이들 국가들이 한국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문화적으로도 동질성을 갖고 있어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진출이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나동민 보험연구원장은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 3개국은 최근 높은 경제성장과 보험료의 증가, 낮은 보험침투도로 인해 향후 보험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국가"라며 "현지의 한류 열풍을 잘 이용한다면 한국 보험 산업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규제완화와 높은 경제성장률로 주목받고 있는 인도도 관심 대상이다. 최호상 신한은행 FSB연구소 연구원은 "인도에서는 자녀에 대한 교육 관련 지출 비중이 높아 저축과 보장을 갖춘 보험상품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교육보험 등의 판매경험이 많은 국내 생보사들의 성공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쳤다. ◇이슬람권도 새 시장으로 부각= 최근 급속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이슬람 보험 시장도 급부상하고 있다. 이진면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이슬람권의 보험인 타카풀(Takaful) 시장은 2006년 현재 57억달러 규모에서 2015년까지 적어도 약 134억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보험시장 중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시장 진출의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국가로 꼽혔다. 이 실장은 "말레이시아는 타카풀 관련 인프라가 가장 앞서 있는 국가"라며 "이슬람 금융 허브를 목표로 타카풀 회사에게 조세면제 혜택을 주는 등 타카풀을 국가 핵심 사업과제로 선정해 추진하고 있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네시아 역시 타카풀과 보험시장에 대한 인프라를 비교적 균형 있게 구축하고 있고 보험에 대한 거부감이 높지 않은 사회·종교적 분위기가 보험시장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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