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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극복의 현장들/철강·조선·해운] 위기에 체질 단련 '도약' 준비한다

비용 절감·생산성 향상등 수익구조 개선<br>"힘들수록 해외로" 글로벌시장 적극 공략<br>"미래발전 대비 필수" 신성장동력 확보도


'有志者事竟成(유지자사경성)' 올해로 설립 113년을 맞는 국내 최고(最古) 기업인 두산의 박용성 회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신념을 명확히 세워 지닌 사람이 하는 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박 회장이 현재의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으로 제시한 화두다. 113년간 대를 이어 국가독립, 한국전쟁, 오일쇼크, 외환위기 등 숱한 위기를 뚫고 성장해 온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내놓은 해법이어서 글로벌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국내 주요 기업들은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근 그 어느 때 보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자동차, 가전, 건설산업이 불황을 겪으면서 '산업의 쌀' 역할을 하는 철강제품 수요도 급감해 철강업체들은 잇달아 감산 및 가격인하에 돌입했다. 전세계 조선업계 맹주였던 우리나라 조선업계는 수개월 째 수주가뭄에 시달리고 있으며, 외화수입의 첨병역할을 했던 해운업도 물동량 감소로 인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들은 이 같은 위기에 오히려 위기에 강했던 우리나라의 전통을 발휘하고 있다. 각 기업들은 ▦수익성 강화 ▦글로벌시장 공략강화 ▦신성장동력 확보를 핵심테마로 잡고 현재의 불황을 넘어 경기회복기에 비상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생존 키워드는 수익성 강화=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모든 분야에 걸쳐 시장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기업의 매출도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는 수익성 악화로 직결된다. 수익성 악화는 정상적인 경영과 신규투자를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에 기업의 생존을 판가름하는 중요한 문제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등 수익구조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유지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현대하이스코는 임직원 개개인이 담당업무의 프로세스를 개선해 비용절감의 효과를 이룰 경우 효과금액의 일부를 인센티브로 지급하는 '제안제도'를 통해 원가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3년간 총 2,851건의 제안이 접수됐으며, 이 중 502건의 제안이 생산공정과 경영활동에 적용돼 연간 1,000억원 가량의 원가절감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창조적인 아이디어로 혁신적인 신공법을 개발해 생산성 향상에 나서고 있다. 30만톤급 초대형원유운반선 건조할 때 고리모양의 초대형 블록으로 제작하는 '링타입(Ring Type) 블록탑재'공법을 세계최초로 개발해 8일이 걸리던 건조기간이 단 4시간으로 단축했다. 현대제철 당진공장 B열연압연부는 조업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근로자들이 책을 들고 학습에 몰두해 연구한 결과 연간 22억4,000만원의 비용을 줄이는 성과를 거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원료구매, 제작공정, 상품판매 등 모든 공정에 걸쳐 수익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일회성 개선 보다는 근본적인 구조를 바꾸는 작업들이 대부분이어서 수익구조가 영구적으로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 기회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를 이끌어가는 산업은 대부분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비록 전세계적인 경기침체로 해외시장도 사정이 그리 좋지는 않지만 결국 좁은 국내 시장 보다는 드넓은 세계시장을 공략해야 생존과 성장이 보장된다. 국내 기업들도 이 같은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고 해외시장 공략을 발판으로 위기극복에 나서고 있다. STX조선은 유럽-한국-중국을 잇는 글로벌 삼각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과감한 글로벌 시장개척에 나서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아커야즈 인수, 중국 다롄 조선해양기지 건설 등을 통해 추진해왔던 글로벌 생산체제 구축이 마무리된 만큼, 올해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이다. STX조선 한 관계자는 "그 동안 구축한 3대 글로벌 생산거점을 중심으로 올해는 과감히 세계시장에 도전할 것"이라며 "특히 성장잠재력이 가장 높은 브라질, 동남아 등의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시장개척단 등을 파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두산중공업은 중국과 미국의 원자력발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현지 국영 업체들과 협력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발전설비를 꾸준히 수출하며 기술력을 차근차근 검증 받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완공을 계기로 특수목적선과 고부가가치선종 영업을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동국제강은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쇳물을 가장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브라질에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STX팬오션은 불황 극복의 돌파구를 글로벌 니치마켓을 선점으로 정하고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지역과 싱가포르 등에 새로운 현지거점을 마련해 사업기회를 찾고 있다. ◇새로운 성장엔진을 달아라= 위기극복을 위한 노력과 떼어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미래 성장동력' 확보다. 위기탈출에만 급급하다 미래를 준비하지 못한 기업들이 결국 기업생태계에서 사라져간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기 때문.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은 기존 사업의 안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더불어 새로운 시장에도 과감하게 진출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터미널 사업부문에 진출했다. 올해 말 완공해 2010년 개장하는 부산 신항 2-2단계 터미널을 운영할 예정인 것. 이 회사는 앞으로 30년간 이 터미널을 사용할 수 있는 운영권을 확보했다. 한진해운은 최근 몇 년간 조선경기 활황으로 선박수리를 하던 수리 조선소들이 대부분 선박조업으로 전환한 점에 착안해 수리 조선소 건설에 나섰다. 중국 순화해운과 합작해 중국 상해 양산항에 인접한 저장성 취산도에 안벽 길이 총 1,900m에 달하는 대규모 전용 선박 수리 조선소를 건설 중이며, 조만간 15만톤급과 30만톤급 도크 1기씩을 준공해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회사 한 관계자는 "한진해운은 해운사를 모체로 하고 있어 기본 물량을 확보한데다 제휴 관계에 있는 다른 선사의 물량까지 유치가 가능할 것"이라며 "정상 가동하면 연간 150척을 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1위 조선기업인 현대중공업은 태양광 및 풍력발전설비 등 신재생에너지 부문을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지난해 태양전지 모듈공장을 완공한데 이어 최근 KCC와 합작으로 잉곳 및 웨이퍼 생산공장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는 계열사인 포스코파워를 통해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국내외 철강업체 인수합병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지배력 강화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지난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 미리 미래를 대비했던 기업과 그렇지 못했던 기업들의 현재 모습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경기침체라는 '빅뱅' 후에 새롭게 재편될 세계 경제구도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육성은 선택이 아닌 필수사항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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