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고용 시장이 갈수록 악화되는 등 경기 침체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3일 파이낸셜타임스(FT)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3일(현지시간) 6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6만2,000명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상반기 동안 비 농업부문 일자리는 43만8,000개가 감소했다. 6개월 연속 이어진 이번 고용감소는 지난번 경기침체가 나타났던 2001년 3월~2002년 5월 이후 가장 길다. 실업률도 5.5%를 기록하며 4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5.4%로 다소 떨어졌을 것이라는 월가의 예상보다 다소 높은 것이다. 현재 미국내 실업자는 850만명에 이른다. AP통신은 실업률이 지속적으로 올라 내년 초에는 6%를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스타벅스는 내년까지 600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했고 크라이슬러는 일부 공장문을 닫기로 해 더 많은 일자리가 줄어들게 됐다. 골드만삭스도 미국의 실업률이 내년 말 6.4%로 정점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만삭스의 앤드류 틸튼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 침체와 신용위기가 지속되고 있어 주택과 금융, 건설 부문을 합쳐 수십만 명이 추가로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청구건수는 40만4,000명으로 전 주대비 1만6,000명 늘었다. 4주 평균도 1만250명 늘어난 39만500명에 달했다. 서비스 경기도 크게 위축됐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6월 서비스지수가 지난달 51.7%에서 48.2%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가 전망치인 51%을 밑도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기 침체’(recession) 진입은 기정 사실이 되고 있다. 스탠더드앤 푸어스(S&P)의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위스는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0만명을 넘어설 경우 통상 경기후퇴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메릴랜드대 비즈니스 스쿨의 이코노미스트인 피터 모리치 “미국 경제가 얼마나 깊고 길어질 지 모를 침체 국면에 빠져 들고 있다”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지금까지 미국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지 않았다면서 자신감을 나타내왔다. 대신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미 공개시장 위원회(FOMC)는 지난주 금리를 동결하면서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승했고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도 증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 신호가 더욱 뚜렷해지면서 정책 선회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B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미국의 성장부진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미국인들의 근심거리이긴 하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어느 정도 억제됐고 지금 나의 가장 큰 관심사는 경기하향 리스크”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물가상승과 경기침체의 딜레마 속에 당분간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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