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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9월 1일] 명절 대목 경기 실종?

‘유통업체 설 선물판매, 지난해보다 두자릿수 증가율’ ‘되살아난 설 대목, 경기회복 신호탄?’ ‘설 대목 장사할 맛 나네요’…. 지난 2월 설을 전후해 몇몇 신문에 실렸던 설 경기 관련 기사 제목들이다. 1월 말~2월 초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당선인 신분으로 여러 구상을 내놓던 시기다. 당시도 미국증시 침체, 물가불안, 유가 상승 등 외부 악재가 많아 내수 경기나 소비심리 회복세를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기업들이 명절 선물 구입에 적극 나서면서 경기가 반짝 살아났다. 5년간의 참여정부 시절 동안 사회 전반에 ‘선물 안 주고 안 받기’ 분위기가 형성돼 있었던 데 비해 이 대통령의 취임 이후 경기가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가 그만큼 높았던 반증이었다. “예전에 선물을 사지 않았던 기업들까지 선물 구매에 나선다”는 백화점 관계자의 멘트 등을 통해 신문들마다 내수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 최대 명절인 추석이 2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6개월 만에 상황은 급반전됐다. 대다수 언론이 추석을 앞두고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는 분위기를 전하고 있다. 물론 지난 몇 개월 동안의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폭등, 미국의 신용위기로 비롯된 세계경제 침체 등 외부 여건 악화도 원인이 됐다. 최근 발표된 각종 경제지표는 명절 경기 악화를 실감하게 한다. 대한상의가 최근 발표한 4ㆍ4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최저 수준인 79로 나타났으며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달 산업활동동향 역시 현재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전년 동월비가 6개월째 동반 하락했다. 수입은 그대로인데 과일ㆍ수산물ㆍ가공식품 등 추석 물가는 크게 올라 가계에서 쓸 수 있는 돈은 그만큼 줄어들었다.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을 억제하면서 영세업체들은 추석을 앞두고 자금난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돈이 돌지 않으니 내수 경기가 살아날 리 만무하다. 지난 설 경기가 몇 년 만에 조금이나마 회복 조짐을 보인 것은 ‘경제 대통령’을 모토로 했던 이 당선인의 시장논리가 기업들에 저절로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28일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기업들이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대기업들이 추석을 앞두고 농산물도 많이 사주고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고 한다. 그러나 기업들에 ‘당부’하고 ‘압박’한다고 해서 경제가 개선될 리 있겠는가. 지난 설처럼 기업들에 희망과 기대감을 심어주면 기업들은 ‘알아서’ 투자하고 ‘알아서’ 소비한다. 지난 참여정부 기간 내내 ‘명절 대목 경기 실종’을 전했던 기자는 이번 추석에 또다시 우울한 뉴스를 써야 할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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