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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가스를 이용해 경유(디젤유)ㆍ제트유 등의 합성석유, 나프타 등의 석유화학 중간제품을 생산하는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화학연구원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지식경제부 연구과제인 GTL(Gas to Liquid) 기술과 10㎏ 규모의 파일럿 플랜트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GTL 기술은 전세계적으로 매장량이 400조입방피트에 이르는 '한계가스전'이나 동반가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한계가스전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파이프라인 연결이 어렵거나 경제성 등을 이유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중소형 가스전을 말한다. 천연가스를 이송하려면 파이프라인을 이용하거나 액체 상태의 액화천연가스(LNG)로 바꿔야 한다. 동반가스는 원유를 시추하면서 함께 나오는 천연가스로 대부분 태워버리고 있다. GTL 기술은 이처럼 사용하기 어려운 천연가스전에 GTL 플랜트를 건설, 현장에서 합성석유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L 기술은 1단계로 천연가스에 이산화탄소와 물을 첨가하는 개질반응을 통해 일산화탄소와 수소혼합기체를 생산한다. 혼합기체는 2단계 FT(Fischer Tropsch)반응을 거쳐 석유 성분과 같은 고순도의 탄화수소(액체 또는 고체 형태)로 바뀐다. 액체는 석유정제 기술을 거쳐 경유 등의 합성석유로, 고체는 윤활유ㆍ파라핀 왁스 원료 등으로 사용된다. 고체 형태의 왁스 물질은 추가 공정을 거쳐 경유 형태의 액체로 만들 수도 있다. 두 연구원이 이번에 개발한 GTL 기술의 핵심은 고효율 반응기 설계 기술과 천연가스를 합성석유로 바꿔주는 비율을 높이는 촉매 등 두 가지다. 에너지기술연 윤왕래 박사팀이 개발한 개질공정은 니켈계 촉매를, 화학연이 개발한 FT반응은 코발트계 촉매를 사용했다. 파일럿 플랜트 개발을 담당한 전기원 화학연구소 박사는 "현재 화학연 내에 1일 10㎏(약 0.1배럴)의 파일럿 시설을 가동하고 있다. 대림산업ㆍ두산메카텍ㆍSK에너지ㆍ현대엔지니어링 등 공동연구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앞으로 국내에 1일 약 5배럴, 해외에 500배럴 규모의 실증시설을 단계적으로 구축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동남아ㆍ시베리아 등지의 한계가스전에 GTL 기술을 활용하면 우리나라의 해외 가스전 개발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연간 16조원 규모의 경유 수입대체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국내 기업들이 연간 20조원 규모의 세계 GTL 플랜트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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