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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상생 '물결' 노사 관계가 변하고 있다

비정규직 입법 문제가 과제

해마다 파업과 강경투쟁으로 얼룩져 온 산업계에 올들어 노사 상생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 강성노조로 꼽혀온 대한항공 노조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임금교섭 권한을 회사에 일임하는 등 노조가 사측에 임금인상을 위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고 무교섭으로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사업장도 속속 나오고 있다. 이처럼 개별 사업장을 중심으로 노사 상생의 기운이 감지되면서 한국 노사관계가 그동안 투쟁과 대립 일변도에서 벗어나 화합의 관계로 재도약하는 것이 아니냐는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GS칼텍스(LG칼텍스정유) 노조의 장기 노사분규에 이은 올해 초 기아차노조 채용 비리 사건 등을 통해 대기업 노조의 고질적 병폐가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노조도 변해야 한다'는 자성 촉구의 목소리가 노동계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경기회복 전망이 솔솔 나오긴 하지만 기업 경영여건이 갈수록 악화되는 가운데해마다 반복됐던 소모전 대신 회사측에 임금인상권을 넘김으로써 기업 경영부담을줄이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노조들의 `몸짓'도 이러한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그러나 최근 비정규직 법안 입법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재계가 정면 충돌하는 양상을 빚고 있는 등 노조 상급단체를 중심으로 강경 기류가 고조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비정규직 법안 처리 향배가 올해 임단협의 최대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임금 인상은 사측에'..`우리는 분규 몰라요' = 대한항공 노조는 지난 20일사상 처음으로 임금교섭의 전권을 회사에 일임했다. 유가로 인해 비상경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위기 극복에 동참하고 상생의 정신에 입각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게 노조측 설명이다. 그동안 `강성노조'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대한노조의 이번 결정은 업계 안팎에서 매우 이례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대한항공 사례와 관련, 자료를 내고 환영을 표하기도 했다. 앞서 LG전자 노조도 지난달 초 대외 경영여건 악화 등을 감안, 올해 임금 인상결정을 회사측에 넘기고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활동에 적극 협조키로 했다. 사측이 결정한 올해 임금인상폭은 5%(3월 급여부터 적용)로 2003년 6.6%, 지난해 6.1%보다 낮다. 지난 96년부터 10년 연속 무교섭 임금타결 기록을 세운 E1(구 LG칼텍스가스)도지난 20일 단체협약에 대한 전권을 사측에 위임, 단체협약을 무교섭 타결했으며 사측은 주40시간제를 법정 시행시기보다 1년 앞당기는 것으로 이에 화답했다. 가구업체 BIF보루네오 노조는 지난 2001년 `노경 무한협력 공동선언문'을 통해항구적 무분규를 선언한데 이어 지난 21일 올해 임금에 관한 노동조합의 모든 권한을 사측에 일괄 위임하는 `임금협약 무교섭 체결'에 합의했다. 대우건설도 워크아웃 졸업을 앞둔 지난 2003년에 이어 올해 임금협상에 대한 전권을 사측에 위임했다. 신라명과는 2003년부터 매해 노사가 번갈아가며 임금인상을 결정하고 있어 눈길을 모으고 있는데 올해는 사측이 노조에 완전 일임, 기본급 5% 인상에 합의해 3년째무협상 임금교섭을 이끌어냈다. 재계 관계자는 "임금협상이 `밀고 당기기식'으로 장기화될 경우 파업과 이에 따른 생산 차질, 회사의 경영 악화 등 `득'보다 `실'이 크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서노사가 `윈-윈'을 기하려는 사업장들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사, 더이상 적일 수 없다' = 90년대 초.중반까지만 하더라도 강성 노조로`이름'을 떨쳐온 현대중공업. 그러나 이 회사 노사는 지난해까지 10년 연속 임단협 무분규 타결 기록을 수립하는 등 최근 10년간 확 달라졌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해초 사내 협력업체 전직 근로자의 분신 사건 대응 과정에서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연맹과 뜻을 함께 하기 보다는 독자 노선을 고수, 금속연맹에서 제명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 민계식 부회장, 유관홍 사장은 지난달 초 경남 양산 해운청소년수련원에서 열렸던 노조 대의원 수련회에 참석, 탁학수 노조위원장을 비롯한 노조집행부및 대의원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으며 체육대회에서 게임도 함께 즐겼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부터 회사의 주요 경영사항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경영회의에 노조 대표가 참석, 회사의 경영현황을 공유하는 등 노사상생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 90년 이후 14년째 무분규를 이어오고 있다. GM대우차는 새해 벽두인 올 1월 1일 새벽 강화도 봉천산에서 닉 라일리 사장등 경영진과 이성재 노조 위원장 등 노조 집행부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 노사합동 해맞이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사측을 `사용자'보다는 `경영자'로 보고 노사협의회가 아닌 노경협의회라는 이름으로 노사 상생의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90년대 초반부터 매월 운영회의에 노조를 참여시켜 월간 경영실적 등을 공개하고 있으며 주요 사안 결정때 근로자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LG전자의 경우 올 초 노조가 지난해 성과급 재원 가운데 7억6천만원을 떼어내사회봉사금으로 전달하고 회사측도 같은 금액을 출연, `노경 공동 사회봉사기금'을조성하는 등 기업의 사회환원활동에도 노사가 합심해 나서고 있다. 한편 광주공장의 노조 채용비리로 올 연초 노동계와 재계를 뜨겁게 달궜던 기아차 노사는 지난 2월 대국민 사과문을 채택, "법과 원칙을 중시하면서 보다 생산적이고 선진적인 노사문화를 정립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어 올해 임단협에서변화된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비정규직 입법 처리 `뜨거운 감자'..노동계-재계 충돌 양상 = 이처럼 개별 사업장에서는 `훈풍'이 불고 있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돼 있는 비정규직 입법 처리 문제로 민주노총 등 상급단체에서는 강경 기류가 오히려 고조되고 있는 양상이다. 노사정은 국회 주관으로 어렵사리 공식적인 논의의 틀을 마련했지만 지난 14일국가인권위원회가 노동계의 주장을 반영한 입장표명을 한 뒤 이에 대한 공방이 가열되면서 논의 작업도 표류하고 있다. 노사정은 오는 24일 실무회의를 앞두고 있지만 입장 조율이 쉽지 않아 전망을낙관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개별 사업장을 중심으로 한 현장에서는 화합의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 등의 문제로 상급단체에서는 냉기류가 여전한 양상"이라며 "경제활력을 되살리기 위해서라도 노사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하루빨리 정착돼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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