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 디어헌터

박민규 지음, 젊은 살인자의 '자아찾기'경제적 상류층의 무절제한 소비, 암흑가 폭력세력들의 전횡, 그리고 사소하게는 직장상사의 일상적인 괴롭힘까지. 현대인은 돈으로부터의 소외, 무력과 권력으로부터의 박탈감이 크다.

소설 '디어헌터'의 주인공 성기호는 자신의 소외감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폭력'에 몰두한다. 밤 골목에서 자신이 지목한 '악인'의 머리를 단번에 내리쳐 처단하는 '사슴사냥'이다.

그러던 중 성기호는 '김상사'라는 인물로부터 처단할 암흑가의 보스 명단과 함께 '스파크'라는 신비한 약물을 건네받는다.

스파크는 공간이동, 염력 등 초능력을 갖게 하는 초자연적인 에너지원. 성기호는 스파크를 복용, 홀로그램(4차원 공간)의 신비한 세계를 체험하면서 악의 무리를 척결해 나간다.

이 소설은 21세기 미래과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떠오르고 있는 홀로그램 우주설을 통해 우울한 현대인의 자폐적 자아찾기를 모색하고 있다.

초능력을 활용한 '사슴사냥'은 피비린내 나지만, 결국 한 현대사회의 주변인의 파괴행각은 '인간회복'으로 모아진다. 소설 말미 "인간이 그립다"는 주인공의 목소리가 바로 그 역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