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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조한 '골프황제' 우즈
입력2001-03-14 00:00:00
수정
2001.03.14 00:00:00
불안감에 불운겹쳐 베이빌대회 앞두고 긴장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초조해 하고 있다.
14일 베이힐 인비테이셔널 대회 프로암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이번에는 우승고지에 오를 수 있을지 궁금해 하는 팬들과 언론에 "내 기량은 여전하다"며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한편으로 긴장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와 달리 우승기회가 번번이 무산돼 안타까움을 넘어 불안감을 느끼기 시작한데다 이번주 대회와 다음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도 정상에 오르지 못할 경우 마스터스 우승의 가능성도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우즈가 올시즌 마스터스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4대 메이저 연속 우승의 대기록은 물론 단일 시즌 그랜드 슬램 시도도 물거품이 된다.
우즈가 불안해 하는 첫번째 이유는 운이 따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것은 달리 해석하면 다른 선수들의 기량이 크게 향상돼 우승의 운이 우즈에게만 쏠리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즈는 지금까지 20라운드를 뛰면서 69.05타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스코어를 더 잘 내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는 2승을 올리며 상금랭킹 1위를 달렸지만 지금은 무관에 상금랭킹 19위.
지난해는 첫 대회인 메르세데스 챔피언십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행운의 이글로 어니 엘스와 동타를 이룰 수 있었고 연장전에서도 무려 14m의 버디퍼팅이 그대로 홀인되는 운이 따랐으며, 페블비치 챔피언십때는 마지막라운드에서 64타의 호타를 날리는 동안 전날 선두였던 매트 고겔이 후반 40타로 자멸했다.
그러나 올해는 뷰익 인비테이셔널에서 2라운드부터 3일 연속 67타를 치며 따라 붙었지만 다른 선수들 역시 흔들림 없는 플레이를 유지하는 바람에 결국 2타차로 연장전에 합류하지 못했고, 유럽투어인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는 선두로 마지막라운드를 시작했지만 마지막 홀에서 어이없는 더블보기로 무너져 다잡았던 우승을 놓치기도 했다.
우즈를 불안하게 하는 또 다른 이유는 이제 동료들이 자신과 동반라운드하는 것 때문에 주눅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메르세데스 챔피언십에서 연장패했던 엘스는 "우즈가 나오지 않는 대회나 참가해야겠다"며 열등감을 드러냈고, 매트 고겔 같은 무명 골퍼들은 우즈와 나란히, 혹은 앞 뒤 팀에서 라운드한다는 것 자체로도 공포에 떨었다.
우즈의 폭발적인 장타와 이에 환호하는 갤러리들의 환성에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기 때문.
그러나 올해는 다른 선수들의 막판 저력이 더 무서울 때가 많고, 우즈는 지난해처럼 몰아치기를 하지 못하는데다 간혹 실수까지 해 '골프 지존' 의 위세를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히려 우즈가 위축되는 상황이 돼버렸다.
주위와 본인의 기대가 큰 것도 심리적 불안을 부추기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해 워낙 많은 기록을 세웠던 우즈는 올해는 그 이상의 기록을 낼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4대 메이저 연속 우승과 한 시즌 그랜드 슬램도 그 기대들 중 하나. 하지만 우승 기회가 한 두번 무산되면서 슬럼프 아니냐는 성급한 우려가 퍼지자 조급해 진 것이다.
우즈가 지난해에 비해 막판 폭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으며 퍼팅 집중도도 떨어진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이 같은 분석에도 불구하고 우즈는 여전히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으며 14일 하루동안 로레우스 세계스포츠맨상 후보 5명중 하나로 선정되고, 3년 연속 마크 맥코맥 상을 받는 등 세계 최고 골퍼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김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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