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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주 조흥은행장

"非은행 금융전업그룹과 통합 검토" 대담=김희중 경제부장 jjkim@sed.co.kr >>관련기사 "서울은행 등 적절한 파트너와 합병을 추진하되, 은행이 아닌 다른 업종에 주력하는 금융전업그룹과 지주회사 방식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공격적인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홍석주 조흥은행장은 경쟁 은행들의 합병 움직임에 대해 "초조해 할 이유가 없다"며 조흥은행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같이 소개했다. 조흥은행은 은행간 경쟁이 격화되더라도 버틸 수 있는 충분한 '범퍼(완충장치)'를 갖추고 있으며, 지주회사설립과 합병 파트너 물색을 병행해 독자적인 성장전략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인터뷰 내내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러나 손님을 만날 때마다 집무실 밖에까지 나와 인사를 할 정도로 자신을 낮추는 데도 인색하지 않았다. 그의 집무실에는 소파 대신 회의용 테이블이 놓여있었다. 접견실 대신 자신의 방에서 손님들을 만났다. 취임하면서 수행비서도 없앴다. 그는 실리파다. '형식'과 '의전'에 익숙치 않은 대신 자신과 조직에 필요한 일이라면 안팎 눈치 보지 않고 즉시 실행에 옮긴다. 취임 인사를 다닌 후 가장 먼저 방문한 '현장'이 안산의 중소기업공단이다. 매주 한나절은 직원들과의 격의 없는 대화를 위해 시간을 비워둔다고 한다. 그는 세간의 눈과 귀가 자신에게로 쏠렸던 지난 몇 주 동안 부담이 적지 않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도 "해볼 만 하다"고 했다. 이제부터 진짜 경쟁이 시작될 텐데, 어떻게 헤쳐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모든 은행들이 비슷한 전략, 비슷한 비전을 그리고 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다. 결국 누가 빨리, 효율적으로 실행에 옮기느냐가 관건이다. 젊고 역동적인 은행장의 강점을 발휘하겠다"고 답했다. '가장 오래된 은행의 가장 젊은 은행장'을 만나 그의 경영 구상을 들어봤다. -'예상치 못한 발탁'으로 금융계가 떠들썩 했는데, 은행장이 된 후 매우 바빠졌지요.? ▲행장으로 지명된지 한달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좀 정신을 차릴 것 같습니다. 그동안 감독당국ㆍ주요 고객ㆍ영업현장 등을 방문하고 인사를 다니느라 매우 바빴습니다. 조흥은행과 저에 대한 주변의 기대가 커서 어깨가 무겁습니다. 보수적인 105년 역사의 조흥은행에 변화와 혁신의 바람이 불어 더욱 발전하기를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줄 압니다. 부담이 큰 만큼 더욱 노력해야겠지요. -대표적인 '젊은 은행장'으로 불편한 점도 적지 않을텐데요.? ▲다른 은행장들에 비해 젊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영스타일을 비롯한 모든 것이 개혁 편향적일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기대하는 경향이 있어 아무래도 부담스럽습니다. 또 세대교체 문제, 선배 간부들과의 조화 문제가 숙제로 남아있지요. 반면 젊기 때문에 편한 점은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사무국을 발족하는 등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추진중인?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모든 은행들이 너도나도 지주회사를 설립하게다고 법석인데, 조흥은행이 그리는 지주회사는 어떤 모습입니까. ▲금융의 겸업화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고객들이 원스톱뱅킹(one-stop banking)을 원합니다. 금융지주회사를 통해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합니다. 지금의 자회사방식에 비해 정보를 공유하는데 유리하고 사업구조조정을 추진하기도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요. 지주회사라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입해 자산운용사, 신용카드, 프라이빗뱅킹(private banking) 등 핵심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입니다. 조흥은행은 백화점식 지주회사보다는 고객의 욕구를 가장 효율적으로 충족시킬 수 있도록 꼭 필요한 사업부문만을 지주회사에 포함시킬 것입니다. -신한ㆍ한미은행, 제일ㆍ하나은행이 합병협상을 진행중입니다. 한빛은행도 경남ㆍ광주은행과 합병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경쟁은행들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조흥은행의 전략은 무엇입니까. ▲실질적인 시너지효과가 나올 수 있다면 합병도 적극 검토할 것입니다. 서울은행은 합병 파트너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앞서 합병했던 일부 은행의 사례에서 보듯이 동업종간 대등합병의 추진은 부작용도 수반합니다. 특히 공적자금을 투입한 은행간 합병은 부실은행 이미지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시너지 효과 이상의 '비용'이 우려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합니다. 경쟁은행들이 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부풀리는데 대한 적극적 대응방안으로 금융전업그룹과 지주회사방식 의 통합을 추진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업종의 금융회사와 지주회사방식으로 통합할 경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신용카드 부문과 투신사의 분사ㆍ전략적제휴 등은 어떻게 돼가고 있는지요.? ▲조흥투신은 지배구조에 대한 이견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입니다. 신용카드 부문은 분사와 전략적 제휴를 위해 현재 금융당국에 인가를 받기 위한 사전절차를 진행중입니다. -은행권이 국민은행, 우리금융, 신한금융 등 3강 체제로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조흥은행이 이들과 경쟁해 이길 수 있을까요. 무엇으로 승부할 것인지, '핵심 경쟁력'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단순히 규모보다는 사업의 수익성, 종합금융 서비스 능력, 자산관리의 질, IT(정보기술)투자능력, 마케팅 기법 등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승산은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핵심고객을 철저히 관리하는 등 소매금융분야에서도 비교우위가 있는 부문에 경영자원을 집중적으로 배분하는 게 중요합니다. 단순히 점포가 많다거나 고객수에서 앞선다고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은행들은 대개 비슷한 전략을 들고 나옵니다. 그러나 제대로 실행에 옮기는 곳은 별로 없습니다. 시장의 눈높이에 맞는 시의적절한 경영전략을 가장 효율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일이 CEO의 할 일입니다. -어떤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싶으십니까. 또 직원들에 대한 당부 말씀이 있다면. ▲5년, 10년 후를 생각하는 CEO가 될겁니다. 또 직원들과 많은 얘기를 나눌 생각입니다. 직원들에게는 현재가 아니라 미래가 판단의 기준이라는 점, 무난한 목표보다 도전적 목표를 수립할 것, 남을 부러워하기 보다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내자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바쁜 일정에서도 영업현장 방문을 강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예고없이 격식을 따지지 않고 현장을 방문함으로써 현장을 중시하는 경영을 실천하는 데 역점을 둘 생각입니다. 또 'CEO 마케팅'자체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시간을 내서 중소기업경영자들을 직접 찾아가 만나면 그만큼 은행에 이익이 됩니다. 은행장이 영업의 선두에 서야하는 것이지요. 정리=성화용기자 사진=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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