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행장, 은행간 소모적 경쟁 자제 촉구

황영기 우리은행장이 국내은행들간 '소모적 경쟁'의 자제를 촉구했다.

황 행장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본점에서 열린 월례조회에서 "모건 스탠리 등거대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국내시장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마당에 현재 국내은행들이 벌이고 있는 경쟁은 과도한 측면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경쟁은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이는 사실 국내.외를 아우르는 전방위적 성격이 짙다"면서 "금융주권을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국내은행끼리 소모적으로 우위를 다투는 일은 최소한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황 행장은 "지난주 9개 국내은행으로부터 '우리은행'이라는 상호를변경하라는 요구서한을 전달받았다"며 "이들 은행에 대해서는 웃음으로 답변을 대신하는 소이부답(笑而不答)의 자세를 견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황영기 행장은 또 금융대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주주와 고객,직원의 만족도를 극대화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황 행장은 "기업의 성적은 주가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다른 은행의 순자산가치대비 주가 비율이 1.2에서 1.4대 1인데 비해 우리은행은 최근 들어 겨우 1대 1 수준으로 올라섰다"며 "이는 우리은행의 업무 효율성과 자산건전성 등이 아직은 불안하다는 시장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업에 대한 평가는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주주의 몫"이라며 "주식시장에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정확히 꿰뚫고 이를 충족시키는 영업을해야한다"고 말했다.

주주와 고객의 만족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황 행장은 경쟁력 있는상품의 지속적인 개발과 서비스 품질 개선을 꼽았다.

황 행장은 "주주 못지않게 중요한 상대가 고객"이라고 전제한 뒤 "주주와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은행경영 성패의 핵심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직원들부터자신의 직장과 업무에 대해 자부심과 만족감을 가져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고준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