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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중국 괴물論

최근 평소 존경하는 조순 전 경제부총리께서 ‘차이나클럽’이 주최한 모임에서 ‘중국괴물론’을 펴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요지인 즉 “현재의 중국 경제는 괴물과 같아서 다리가 잘려도 또 생겨나고 눈이 없어져도 다른 눈이 생기는데 이는 서구의 어느 경제분석이론으로도 다룰 수 없고 다만 전체를 멀리서 종합적인 시각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발전 모델을 ‘노련한 합리주의’에서 비롯됐다고 평가하는 사람도 있기는 하지만 중국은 우리에게 점점 브레이크 없이 질주하는 괴물처럼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다치지 않으려면 피하거나 자구책을 마련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없어진 다리나 없어진 눈을 다시 갖다붙이는 것과 같은 ‘괴물 만들기’는 사회주의 통제정책과 실용주의적 시장원리를 적당히 조합하면 가능할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이런 괴물을 옆에 두고 살아가야 한다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최근 중국 선양에서 베이징을 잇는 고속도로를 한밤중에 4시간 정도 달린 적이 있었다. 20피트 컨테이너를 실은 트럭들이 문자 그대로 고속도로를 꽉 메워 교통법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질주하는 모습은 마치 괴물과 같아 실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살아남으려면 피하든지 여행을 중단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한 세기 남짓한 기간 동안 폐쇄적 봉건주의, 서투른 자본주의, 그리고 급진적 사회주의 혁명에서 개혁 개방적 시장사회주의로의 진화(?)를 어떠한 서구의 경제학이론이나 분석의 틀이 감당하기 어렵다는 것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중국이 사회주의적 도덕관과 능률과 경쟁을 표방하는 시장사회주의를 통해 괴물이 아니라 신사로 태어나기를 바라는 것은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바람이다. 그러나 동북공정에서 보듯이 중국은 한국에 괴물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중국을 대함에 있어서 즉흥이 아니라 멀리서 종합적으로 바라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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