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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

"줄기세포 연구의 기반을 다질 원천기술을 해외에서 인정받아 그 감회가 남다릅니다" 냉동잔여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채취하는 기술로 미국 특허를 획득한 박세필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장은 1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시험관 아기시술에서 확보한 냉동잔여배아는 윤리논란에서 가장 자유로운 줄기세포 소스(source)로 이 기술은 향후 배아줄기세포연구의 대세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소장이 특허 등록한 기술은 배아를 체외배양을 통해 배반포기까지 키운 뒤장기보관을 위해 냉동시킨 것을 해동해 여기서 줄기세포를 분리해내는 일련 기술로 박 소장 연구팀이 지난 2000년 8월에 국내외 특허 출원한 것이다. 박 소장은 "전국 불임 클리닉에는 시험관 아기 시술을 한 뒤 환자의 동의를 얻어 실험용으로 냉동보관 중인 잔여배아가 굉장히 많다"며 "이렇게 풍부한 연구자원을 이용해 하는 실험을 외국에 대한 기술료 부담없이 우리 기술만으로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 이번 특허의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연구소에서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이런 줄기세포 연구를 한다는 것 자체가 다소의 제약이 있다"며 "국가지원을 확대해 이번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면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 모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건국대에서 박사를 마친 뒤 미국 위스콘신대에서 동물복제분야 박사후 연구원으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994년 귀국해 마리아병원의 기초의학연구소장으로 부임했고 2001년에는 새로 신설된 병원 산하 생명공학연구소 소장을 겸직으로 맡았다. 다음은 박 소장과의 일문 일답 -이번 특허를 출원하게 된 경위는 ▲처음에는 불임 전문 병원인 마리아 병원에서 효과적인 시험관 아기 시술을 위해 인간배아를 체외에서 배반포기까지 배양하는 기술 연구를 했다. 이 배양 기술이 실용화된 뒤 시험관 아기 시술 이후 남은 배반포기 배아를 실험용으로 동의를 얻어 보관하는 냉동잔여배반포기배아가 많이 생겼다. 이후 인간줄기세포 연구에서 이 배아들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결국 이번 기술이 탄생하게 됐다. 기술 개발은 2000년 8월에 했는데 미국 특허 획득까지 5년이나 걸렸다. 하지만 이런중요 기술을 해외에서 제대로 인정받았다는 것에 감회가 새롭다. -이번 특허 기술을 자세하게 설명하면 ▲우선 냉동잔여배반포기배아를 쓴다는 것 자체가 기술의 요지고 이 배아를 해동하는 기법, 배아에서 효과적으로 줄기세포를 떼어내는 면역절제술 기술, 줄기세포를 배지에서 효율적으로 배양해내는 기법까지 모두 특허에 포함된다. -이 기술의 의의는 ▲냉동잔여배아는 윤리논쟁에서 가장 자유로운 줄기세포 소스(source)다.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보수적인 미국에서도 이렇게 냉동배아를 이용한 연구를 대안으로생각하고 법안으로 만들려고 하지 않는가. 냉동잔여배아를 이용한 연구는 줄기세포연구 전체의 대세가 될 것이다. 이런 연구의 원천기술을 우리나라가 획득했다는 것 자체가 일단 중요하다. 사실 여성에게 일일이 난자를 기증받아야하는 방법에 비해 냉동배아를 이용하는연구는 효율성이 앞선다. 전국의 불임클리닉에 실험용으로 동의를 받고 장기보관중인 냉동배아가 엄청나게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풍부한 연구자원을 갖고 실험을 하는데 특허를 쥐고 있는 외국의 눈치를 볼 필요 없이 우리 기술만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 그 의의가 있다. 또 외국 연구자들도 향후 냉동배아를 이용해 줄기세포 연구를 할 경우 우리 특허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여기서 나오는 특허 수입도 적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2000년 당시 이 기술을 개발해 공개했을 때는 국내에 줄기세포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을 때인데 ▲당시에는 줄기세포라는 말도 없어 `간세포'란 말을 썼다. 모든 세포의 근간이된다는 의미에서 만들어 쓴 말이다. 당시에는 줄기세포가 향후 의학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아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았다. 기자들도 대다수 기술적 의의보다는 인간배아를 사용하는데 따르는 윤리적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 지금의 줄기세포 열풍에비하면 격세지감을 느낀다. -줄기세포연구의 가능성을 처음 실감한 때는 언제였나 ▲미국에서는 동물복제 분야의 최정상으로 꼽히는 위스콘신 대에서 소의 줄기세포를 이용해 우량종을 복제하는 연구를 주로 했다. 당시는 체세포 복제 기술이 확립되지 않았을 때라서 복제 수단으로 줄기세포를 다룬 것이다. 그때는 우량종 개발로식량문제 해결에 일조하겠다는 생각이 많았다. 그러나 한국에 오고 나서 생쥐줄기세포를 이용해 생쥐의 심장병을 고쳤다는 연구결과를 접했는 데 이 때 생각이 크게 변했다. 소의 줄기세포 연구 노하우를 인간에게 가져올 경우 과거 생각치도 못하는 치료기술이 나오겠다는 확신을 갖게 돼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이다. -향후 이 기술의 이용 전망은 ▲냉동배아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의 효율성을 크게 높인 기반 기술인만큼 앞으로 냉동배아를 쓰는 연구가 좀 더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술을 통해 줄기세포를 많이 만들면 결국 그 연구 노하우가 다른 분야의 줄기세포 연구에도 퍼지고 도움이 된다. 한국의 줄기세포 연구 허브 구축에 큰 일조를 할 것으로 믿는다. 다만 민간연구소의 입장에서 이렇게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줄기세포 연구를 계속한다는 것 자체가 어느정도 제약이 있다. 국가의 지원이 계속 확대되서 이 기반 기술 연구를 좀 더 심화할 수 있다면 결국 국내 줄기세포 연구자들 모두에게도움이 될만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겠는가. 결국 모두 `윈-윈(win-win)'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난자를 쓰지 않고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연구가 현재 미국 등에서 진행 중이라던데 ▲그 논문은 물론 획기적인 성과다. 그러나 그 기술이 실용화가 되기엔 아직 갈길이 멀다. 그 사이에는 결국 여성에게서 난자를 기증받거나 냉동잔여배아를 이용해연구를 진행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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