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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원대로 떨어진 원화환율
입력2004-02-17 00:00:00
수정
2004.02.17 00:00:00
이학인 기자
외환당국의 환율방어노력에도 불구하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수출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한동안 달러당 1160원대에 머물던 환율은 17일 외환시장에서도 전날에 이어 달러당 1157원선으로 떨어져 4개월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역외선물환(NDF)시장 규제를 비롯한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달러에 대해 원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주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자금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외환시장에 대한 당국의 개입 강도가 다소 느슨해지면서 달러 매수측이 달러를 매도하는 경향이 강한 것도 달러에 대한 원화 강세의 한가지 요인으로 분석된다.
현재로서 외환시장 여건을 종합할 때 완화강세 현상은 당분간 지속돼 달러당 1150원대에서 머물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는 경우 지난해 사상 최대수준을 기록한 미국의 무역적자폭이 더 늘어나면서 약세 기조가 이어지고, 그 결과 원화강세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여기에다 저평가된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경우 환율은 더 떨어질 공산이 크다.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올해 환율을 1050원 선으로 잡고 수출계획 및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사정을 반영하고 있다.
문제는 이처럼 원고가 지속되는 경우 품질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출업체들이 수출경쟁력 저하와 채산성 악화 등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이미 국내 수출업계는 원자재난에다 해상운임 급등에 따른 비용상승으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심각한 것은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수출마저 여의치 않게 되면 경제난이 심화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원고(高)에 따른 이 같은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출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할수 있는 적정 환율 수준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물론 변동환율제에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의 수급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과도한 환율왜곡을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적정환율을 유지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기업들도 달러의 약세기조에다 주식시장에 대한 외국자본의 유입이 지속됨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원화강세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품질경쟁력 제고를 통해 원고를 이겨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울러 원고에 다른 환차손의 위험도 그만큼 커지게 됨으로 환리스크 관리를 위한 대책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리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이 원고로 무너지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의 공동노력이 요구된다.
<이학인기자 leej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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