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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패닉] 환율 급등 산업계 표정

"어떻게 대응…엄두도 안난다" 한숨<br>항공·유화·철강 등 원자재값 상승에 이중고<br>車·전자 반사익…조선 환헤지로 혜택 미미


17일 오전 모 정유사 재무팀의 외환트레이딩 룸. 긴장된 모습으로 컴퓨터 모니터를 지켜보던 트레이더들은 오전11시께 원ㆍ달러 환율이 1,020원을 돌파하자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었다. 지난주 말에도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회사에 나와 특근을 했다는 한 직원은 “(환율 상승) 속도가 너무 빨라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엄두도 나지 않는다”며 한숨을 지었다. 가파르게 상승하던 원ㆍ달러 환율이 결국 1,000원을 돌파하면서 항공ㆍ유화ㆍ철강 등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큰 업종들은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당장 손익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올 초 설정한 사업계획의 전면 수정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철강ㆍ정유 환위험에 노출=원재료 대부분을 수입하는 철강ㆍ정유업계 역시 원자재 가격 상승에 환율 상승이 겹쳐 ‘이중고’를 겪고 있다. 포스코를 비롯한 현대제철ㆍ동국제강 등 대형 철강사들도 올해 목표수익 감소가 불가피하지 않겠냐는 입장이다. 포스코를 제외한 대부분의 철강사들은 환리스크에 일정 부분 노출돼 있어 향후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손도 우려된다. 대형 철강사 자금팀의 한 관계자는 “이번주가 환율 상승의 고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다음주 들어서도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선물환 매입 등 적극적인 환위험 대비를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철강사들은 수입과 수출 시기 매칭, 결제기간 단축 등으로 환차손을 최소화하고 있다. 철강업계와 같은 유전스 방식으로 외화 결제를 하는 정유사들도 일부 환리스크에 노출된 것은 마찬가지다. 최근 정유제품 가격이 바닥이어서 정유사들은 정제공장을 돌릴 때마다 배럴당 2달러씩 손실을 본다. 정유사의 한 관계자는 “원유가가 오르는 만큼 정유제품을 인상할 수 없는 가격구조인데 환율 급등으로 도입 비용이 더 올라 역마진 폭이 커지고 있다”고 울상을 지었다. ◇자동차ㆍ전자 등은 반사이익=환율 상승이 반가운 업종도 적지않다. 수출 비중이 큰 자동차ㆍ전자ㆍ조선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연초 사업계획 때 잡은 기준 환율에서 10원이 오르면 매출액이 2,000억원 오른다. 올해 기준 환율이 900원이었음을 감안하면 매출이 2조원 증가하는 효과를 거둔 셈이다. 올 초 기준 환율을 900원 안팎(삼성전자 925원, LG전자 885원)으로 정했던 전자업계도 환율 급등에 따라 영업이익 목표 달성이 손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환율이 10원 상승하면 삼성전자는 3,000억원, LG전자는 700억원의 영업이익이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조선업종 역시 느긋한 분위기지만 환율 상승이 수익에 그대로 반영되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율 상승시에도 선물환 매도를 통해 환헤지를 하고 있다”며 “다만 물량이나 시기 조절로 조금씩 혜택을 보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중소기업, 희비 교차 속 잔뜩 긴장=중소기업은 업계에 따라 환율 급등으로 매출 희비가 교차하면서도 너무 급격한 환율 움직임에 잔뜩 긴장하는 표정이다. 일본 수출기업은 수출물량을 늘리기 위해 공장가동률을 높이는 반면 일본 부품을 쓰거나 일본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곳은 뭉텅이로 깎여나가는 수익에 울상 짓고 있다. 일본 지역의 수출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들은 가격경쟁력을 확보, 수주물량을 늘리거나 유리한 계약을 맺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샤프 등 일본 전자회사에 수출하는 사출성형업체 삼코의 최영철 대표는 “올해 들어 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예상했던 올해 매출액 감소분이 상쇄됐다”며 “하지만 현 경제상황이 불경기 진입으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라 앞으로 환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할지 예상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일본에서 생산한 정수기를 들여와 판매하는 코리아트림의 윤영 전무는 “기존 가격 대비 원가의 7~10%가 환율로 인해 오르다 보니 대리점 공급단가는 오히려 원가보다 낮아 손해를 보고 있다”며 “환율 움직임을 예측하기 힘들어 앞으로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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