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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탄핵정국후의 정책 과제

전철환(충남대 명예교수ㆍ전한국은행 총재)

[특별기고] 탄핵정국후의 정책 과제 전철환(충남대 명예교수ㆍ전한국은행 총재) 전철환(충남대 명예교수·전한국은행 총재) 나라 안팎의 눈과 귀를 한곳에 모았던 64일간의 탄핵정국이 대통령 직무를 복귀시킨 헌법재판소 판결로 막을 내렸다. 결과는 한달전 총선 때 예고됐었다. 한나라당 등 야당의 오만과 억지가 “대통령 못해먹겠다” 는 등 노무현 대통령의 서툰 듯한 승부사적 정치술수에 정치적 승리를 안겨준 것이다. 가장 큰 승자는 국민이다. 국민의 정치수준은 가히 민주주의를 꽃 피울 만 했다. 국회 탄핵소추안이 반탄핵여론 속에 강행되는 과정에서 열띤 찬반집회는 있었어도 충돌은 없었다. 17대 총선의 후유증도 거의 남기지 않았다. 참여정부는 이제 1년 반의 잃어버린 국정을 회복할 때다. 반탄핵 국민여론 속에서 여당이 절대다수인 과반수를 차지하여 권력과 책임을 한꺼번에 움켜쥐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급한 것은 추락위기에 직면한 경제력 회복과 사회통합이다. 구체적으로는 재벌개혁과 호의적 노사관계 구축, 높은 가계부채와 마이너스 순저축 개선, 사회안정망 확충과 사회대통합 기반 구축 등을 꼽을 수 있다. 물론 정당 등 사회지배집단의 이념ㆍ개혁ㆍ반개혁 논쟁 가열과 성장ㆍ분배 등을 둘러싼 정체성 정립 결여도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가 유가급등, 중국과 미국의 긴축, 헤지펀드 유출 가속 등의 외생적 충격을 흡수하고 변동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추는 게 매우 절실하다. 외생적 충격 흡수력의 가장 큰 요소는 한 나라의 경제주체 모두에게 강한 ‘경제의지(The Will to Economise)'를 불어넣는 것이다. 정부가 장래의 불확실성과 위험을 최소화 하고 기업과 개인이 확신을 갖고 그것을 수용하면 내생적 충격은 물론 외생적 충격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와 기업 모두 충격대응력이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탄핵정국을 돌파한 노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은 국민의 경제의지를 되살리고 외생적 충격흡수력을 극대화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첫째, 성장과 분배는 조화의 대상이지 일방적 선택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하고 정책개발에 진력해야 한다. 참여정부는 출범한 지 1년3개월이 지났는데도 ‘성장과 분배’ 를 둘러싼 좌표를 확정하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국민과 기업은 정부여당의 정책안정성은 물론 확실성을 인식하기 어렵다. 성장과 분배는 시장체제에서 상충성을 지닌다. 한쪽의 극단적 요구는 타방을 제약하며 균형을 지향하는 사회적 선택과 병존할 수 없다. 둘째, 지지집단의 이해 대변을 경쟁하기보다 효율적이고 조화로운 정책수단과 방법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정책은 원래 국민경제에 주어진 과제, 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조화롭고 효율적인 수단과 방법을 발굴 시행하는 것이지 자기 희망사항을 다투는 것이 아니다. 희망사항만 많고 대안은 없는 토론은 실용주의가 아니다. 셋째, 어차피 국민경제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 즉 수단과 개발시행은 행정부 중심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상황이 어렵고 정부여당간, 부처간 이견이 있을 때마다 ‘경제부총리에게 힘을 실어줘야 한다’ 고 주장하는 것은 본질적이지도, 현실에 적합하지도 않다. 자칫 특정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합의체 구성원, 예컨대 국무회의의 구성원인 장관간에도 정책 이견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합의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 경쟁적 혹은 책임회피적 외부발표로 의사결정에 혼선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이제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도 ‘합의체의 동일성’ 원칙에 따라 사실확인과 토론은 가열하되 합의되지 않은 정책은 여론수렴 또는 판결표시를 제외하고는 외부에 표출하지 말아야 한다. 중구난방형 의견은 경제주체, ??기업활동에 혼란과 불신은 물론 불확실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도 정책실패에 대한 질책이 있을 때마다 전 정권 책임타령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책임 있는 정부의 자세로 볼 수 없다. 이제 안정된 지지기반과 국회의석을 기반으로 강한 경제틀을 구축할 때다. 정부여당의 정확한 현실인식과 지혜를 바란다. 입력시간 : 2004-05-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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