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실패하고 나니까 모든 일에 신중을 기하게 되더군요. 다시 실패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보고 사업 구상과 아이템 선정으로 2년을 보냈습니다. 그래도 외식사업은 처음이라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습니다. 1년쯤 지나니까 이제야 조금 알 것 같아요.” 중국풍 요리주점 ‘상하이객잔(www.shanghi.co.kr)을 운영하는 ㈜SㆍH오리엔탈 박종성(35ㆍ사진) 대표는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과 실패를 모두 맛봤다. 다니던 대학을 중퇴하고 영화사에 취직해 밑바닥부터 일을 배운 그는 영화기획ㆍ홍보를 담당했던 경험을 살려 98년 마케팅 대행사를 차렸다. 이동통신과 신용카드의 각종 제휴 서비스를 대행하면서 착실히 회사를 키워 뮤지컬과 연극공연도 기획하는 등 엔터테인먼트쪽으로도 사업영역을 확대했다.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 ‘스팅’이 그가 기획한 작품들. 한때 직원수만 60여명에 이를 정도로 잘 나가던 회사는 의욕적으로 기획했던 공연이 수억원의 적자를 내고, 마케팅 대행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서서히 기울기 시작했다. 박대표는 불어나는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2002년 7월 사업을 정리했다. “빚을 모두 청산하고 나니 일산에서 운영하던 바 하나만 남더군요. 초기에는 실의에 빠져 거의 매일 술을 마시며 보냈습니다. 그러던 중 자주 찾던 주점 사장이 매출 부진으로 고민하길래 중국식 주점으로 바꿔보는게 어떠냐는 제안을 한 것이 외식업에 뛰어든 계기가 됐죠. 아예 매장을 인수해 직접 중국식 요리주점을 차렸습니다.” 재기를 위해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구상하던 박대표는 최근 2~3년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퓨전요리주점에서 사업성을 발견했다. 수십가지의 안주메뉴에 포장마차나 일본식 선술집을 본딴 인테리어를 갖춘 퓨전요리주점이 젊은층으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었기 때문. 그는 기존 퓨전요리주점의 메뉴가 한국이나 일본 음식 위주라는 점에 착안, 중국요리를 특화시킨다면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일반 중화요리점은 음식점에 가깝고, 대형 중국음식점은 가격대가 높아 술안주 삼아 먹기에는 부담스럽죠. 다양한 중국요리를 퓨전화시켜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게 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상하이객잔은 베이징, 상하이, 광둥, 스촨 등 중국 4대 요리 40여종을 4,000~1만5,000원대의 가격에 맛볼 수 있다. 동파육 등 메뉴는 안주가 아닌 한끼 식사로도 손색없는 요리다. 샐러드류 등 부가메뉴도 갖췄다. 박대표는 호텔ㆍ레스토랑 주방장 출신과 화교, 중국교포 등과 함께 메뉴 개발을 하는 한편 중국을 드나들면서 인테리어도 직접 구상했다. 지난해 5월 일산에 직영1호점을 낸 상하이객잔은 강렬한 중국식 홍등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매장 외부와 중국에서 직접 공수해온 소품으로 이국적인 멋을 풍기는 내부 등 독특한 인테리어와 차별화된 메뉴가 젊은층에게 먹혀들면서 단박에 인기점포로 떠올랐다. 60평의 매장에서 월 1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면서 인기를 끌자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기도 전에 여기저기서 가맹문의가 잇따랐다. 상하이객잔을 본딴 유사 브랜드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당초 1년 이상은 직영점 위주로만 출점하려던 박대표는 계획을 바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이들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내주는 한편 홍대, 수유, 신림, 건대 등지에는 직영점포를 추가로 냈다. 론칭 1년여만에 20개의 점포를 확보하는데 성공한 박대표는 물류 시스템 구축, 지사 설립 등 프랜차이즈를 위한 준비를 끝내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가맹점 모집에 나서고 있다. 올해말까지 50호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대표는 상하이객잔의 성공적인 론칭을 바탕으로 중국요리를 1만5,000원대의 가격에 코스식으로 맛볼 수 있는 컨셉트의 2브랜드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박대표는 “상하이객잔은 화려한 매장 외관으로 인해 2층 입지에서도 1층 못지 않은 매출을 올릴 수 있어 점포 구하기가 용이하다”면서 “마케팅 대행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할인 이벤트 등 가맹점 매출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02) 324-5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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