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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송화가루의 효능

중풍예방등 솔잎보다 약효탁월

‘송화(松花) 가루 날리는/외딴 봉우리//윤사월 해 길다/꾀꼬리 울면//산지기 외딴 집/눈 먼 처녀사//문설주에 귀 대고/엿듣고 있다’(박목월의 윤사월) 숲이 있는 시골마을 늦은 봄의 정경이 눈에 떠오르는 듯하다. 윤사월은 아니지만 언제나 이맘때면 소나무가 있는 곳에서는 예외 없이 송화가루가 바람에 가득 날린다. 그러다가 여름을 재촉하는 비라도 한바탕 내리고 나면 처마 밑 골을 따라 흘러내리는 낙수 위에는 먼지처럼 누런 송화가루가 떠 있곤 했다. 시골 아이들에게 무르익은 봄 솔가지에 달려있는 송화는 쏠쏠한 군것질 거리였다. 아직 푸른 송화를 손으로 훑어내 입안 가득 넣고 씹으면 약간 씁쓰레한 송진 맛과 함께 송화 꽃술에서는 은근한 단맛이 흘러나왔다. 그러다가 여름 가까운 이맘때쯤 꽃가루가 푸석푸석하게 꽃술의 허물을 벗고 노출되기 시작하면 어머니들은 바람에 날리기 전 소반을 받쳐들고 가서 꽃가루를 살살 털어다가 다식을 만들거나 변비를 치료하는 민방 약으로 사용하였다. 지금은 송화로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까마득한 옛일처럼 되었고, 젊은 층 이하의 세대에서는 송화가 무엇인지 조차 모를 정도가 되었지만, 아직도 북한산 과자의 목록에는 여전히 송화로 만든 다식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대부분의 꽃들처럼 빛깔과 향, 꿀 같은 곤충 유인 도구를 갖고 있지 않은 겉씨 식물들은 꽃가루를 멀리 떨어진 다른 나무들에게 날려보내기 위해 다른 꽃들보다 훨씬 많고 풍부한 꽃가루를 생산해 낸다. 옛 사람들이 송화가루를 음식으로 사용한 것은 단순히 빛깔이나 고소한 맛 때문만이 아니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송화가루의 효용이 적혀있는데, '송화는 맛이 달고 온하며 독이 없다. 심폐를 윤(潤)하게 하고 기(氣)를 늘린다. 풍(風)을 제거하고 지혈을 시킨다'고 적고 있다. ‘당본초’는 '송화를 술로 먹으면 몸이 경쾌해지고 병을 다스릴 수 있으니, 솔잎 솔가지, 솔 껍질보다 약효가 더 좋다'고 하였다. 민방에서는 송화가루를 지네가루 꿀과 함께 섞어 솜에 묻힌 뒤 코속에 넣는 방법으로 축농증을 치료하는 데 쓰기도 했다. 언제든 따서 사용할 수 있는 솔잎은 차로 끓여 마시면 고혈압 동맥경화 뇌졸중(중풍)을 예방하고, 신경을 편하게 다스려 위장병 신경통 소화불량 불면증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솔잎차는 향까지 좋아 솔바람차라고도 불린다. 솔잎보다 효과가 더 좋다는 송화는 한방에서도 이용법이 내려오고 있다. 송화는 칼로리가 매우 높아 인공 이유식과 거의 같은 100g당 400kcal 정도의 열량을 갖고 있다. 이는 같은 양의 벌꿀(290㎉)이나 인삼(390㎉)보다 높아 춘궁기에는 구황식물로서도 탁월한 식품이 될 수 있었다는 뜻이다. 이은주ㆍ대화당한의원장ㆍdaehwad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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