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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운동의 틀 바꿔라] 이호성 한국후지제록스 노조위원장

"임협 5년째 무협상타결 노사신뢰가 밑거름됐죠"<br>상시 대화채널 가동 복지·경영이슈 논의…성·학력차별 철폐등 사측 열린경영 앞장


“저희 회사에선 노조도 또 하나의 경영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한국 노동운동이 지나치게 투쟁적이라는 편견이 외국인투자의 장애물로 남아있는 가운데 한국후지제록스 노조는 상생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다. 이호성 한국 후지제록스 노조위원장은 지난 2001년 노사 무분규 선언 이후 사측의 투명경영을 이끌어 내며 5년 연속 무협상 임금협상 타결을 이뤄냈다. 이 위원장은 “무협상 임금타결은 노사간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노조가 먼저 사측에 투명경영을 전제로 무분규 선언을 제의했고 사측은 주요 경영계획 발표회 등 각종 모임에 노조를 참석시켜 사원들의 복지나 경영이슈들을 함께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저희 회사는 특별히 단체협상기간을 정해 놓기 보다는 상시적으로 대화채널을 만들어 노사간의 허심탄회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자사만의 노사간 의사소통 문화를 소개했다. 실제로 한국후지제록스는 대표이사가 직접 노조대의원 대회 등 노조행사에 참여해 경영실적을 설명하고 간담회를 열 정도로 개방돼 있다. 또 토크프라자(Talk Plaza)라는 임원과의 대회채널을 상시적으로 열어 현안 문제 등에 대한 토의를 벌이는 등 다각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사측의 일자리 지키기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제조업체로선 원가절감을 위해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등으로의 생산기지 이전 유혹 앞에 설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저희 회사는 지속적인 종업원 교육과 R&D투자를 통한 경쟁력 향상으로 국내 생산기지 살리기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사측은 열린 경영 실천을 위해 사내 전산망 등을 통해 경영정보를 공개하고 설문조사 등을 통해 노조원들의 요구사항을 미리 파악한다”며 “이밖에도 노사협의회를 만들어 노조가 기술ㆍ설비투자 등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열린 인사제도 역시 노사간 믿음의 기반이 되고 있다. 한국후지제록스는 생산직 근로자의 관리직으로의 승진 전환제도를 도입해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성별 및 학력에 의한 승진ㆍ보수 체계를 철폐해 완전평등 인사를 실천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저희 회사에는 남녀간에 호봉 등 임금격차가 없다”며 “회사의 인사방침이 변경될 경우 노사협의회를 통한 노조원들의 의견개진이 이뤄지는 등 민주적인 인사가 실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노조가 설립된 지난 87년 이후 약 10년에 걸쳐 노사 갈등이 존재하기도 했지만 외환위기 이후 노사간 윈ㆍ윈(win-win)을 낼 수 있는 방향으로 대화의 방향을 틀었다”며 “ 앞으로 노사가 직면할 이슈인 전임자임금문제와 복수노조 문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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