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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주주 상대 경영권방어 '비상'

우호지분 확대-IR강화-여론조성 작업 돌입

최근 주요 대기업들이 외국인 주주의 경영권 위협에잇따라 노출되면서 경영권 방어가 화두로 떠올랐다. 재계는 오너 지분 확대, 해외 우호주주 확보를 위한 기업설명회(IR) 개최, 관련법 개정을 위한 여론조성 등 경영권을 지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짜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K㈜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은 SK㈜. 작년 4월 자회사 크레스트증권을 통해 SK㈜ 지분 8.64%를 사들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모두 14.99%를 매입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소버린은 지난 10월25일 정관개정을 위한 임시주총소집을 요구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소버린은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을 수 있는 혐의로 기소된 이사의 직무수행을 정지시키고 형이 확정되면 이사직을 상실토록 하는 조항을 정관에 신설하기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요청했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이사는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최태원 회장뿐이어서 소버린의 임시주총 소집 요구는 최 회장을 겨냥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이에 대해 SK㈜는 이사회가 지난 5일 임시이사회에서 참석이사 8명 만장일치로소버린의 요구를 거부하는 등 정면 돌파에 나섰다. SK㈜는 소버린이 이사회의 결정을 수용할 것을 기대하면서도 이에 불복해 법원에 `임시주총 소집허가 신청'을 낼 경우를 대비해 만반의 방어태세에 들어갔다. 대형 법률법인 3곳의 자문을 받아 관련 법률을 면밀히 검토하고 소버린이 주총소집허가 신청을 내 받아들여질 경우에 대비한 여러가지 시나리오를 짜고 있다. 또 해외대주주들과 접촉해 소버린이 제기한 임시주총에 대한 의견을 물어 `꼭필요하지 않다'는 반응을 끌어내는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벌이고 있다. 소버린의 경영권 위협이 가라앉지 않자 지난 9월에는 미국 캐피털그룹이 개최하는 투자전략회의에 참가하고 워싱턴, 뉴욕, 보스턴에서 IR를 열어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개선 등 달라진 모습을 알리기도 했다. ◆삼성전자ㆍ삼성물산 삼성그룹의 주력인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57%에 달하며, 의결권 없는 자사주를 제외한 외국인 지분은 63.8%에 달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체감 위협이 어느 기업보다 높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내부 지분은 총 23.4%에 달하지만 의결권 지분은 17.8%에불과하고 이마저도 현재 국회에 상정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처리돼 금융계열사 의결권이 제한되면 15%로 줄어들게 된다. 삼성으로서는 다른 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확보가 상호출자 금지 등에 묶여 여의치 않은데다 이 회장측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는데도 한계가 있어 운신의 폭이 매우 좁은 상태다. 특히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통과돼 금융계열사 의결권이 15%로 제한되면 의결권을 1% 늘리기 위해서는 삼성생명(7.2%), 삼성화재(1.3%) 등 금융계열사 지분을 완전대체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입장에 놓이게 된다. 이때문에 그룹차원에서 나서 방어책을 마련 중이지만 관련법 개정의 필요성을제기하고 여론몰이에 나서는 것 말고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심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올들어 공정위에 적대적 M&A 가능성을 수차례 제기했으며, 지난 10월 중순 국회 공정거래법 개정안 공청회를 앞두고는 삼성금융연구소 정책연구실장 이상묵상무가 공개토론회 등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적대적 M&A 가능성이 '허구'가 아님을강조하는 등 적극적인 여론조성에 나서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지분을 많이 보유해 사실상의 지주회사 노릇을 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외국인 지분이 지금은 39%까지 떨어졌지만 한때 50%에 육박하는 등 결코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국제적 기준에 맞는 투명경영을 통해주주의 신뢰를 확보하고 해외 IR를 크게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올들어 유럽, 호주, 동남아에서 2차례에 걸쳐 IR를 실시한데 이어 내주에 미주지역에서도 기업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삼성SDI가 700억원을 투자해 삼성물산의 지분율을 4%대에서 7.58%가량으로 높이기로 하면서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삼성물산의 경영권 방어에 나선 것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현대그룹 지난해 8월 고 정몽헌 회장 사망 후 촉발된 KCC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경영권을 힘겹게 막아낸 현대그룹은 최근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상선의 외국인 지분율이 급등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상선은 최근 외국인 지분이 40%대에 달하면서 M&A 가능성이 제기돼 왔다. 특히 최근 공격적으로 현대상선 지분을 사들인 주체가 노르웨이계 선사인 골라LNG와 연계된 북유럽계 펀드 게버런 트레이딩사인 것으로 드러나 현대그룹의 경영권위기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앞서 노르웨이계 스타뱅거사도 지난해 9월부터 현대상선 주식을 꾸준히 매집해현재 지분을 6.39%로 늘린 상태다. 게버런 트레이딩사는 골라LNG의 회장인 존 프레드릭슨 회장이 간접적으로 통제하고 있는 그리니치홀딩스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이다. 특히 `M&A의 귀재'로 널리 알려져 있는 프레드릭슨 회장의 골라LNG사는 최근 대한해운 주식을 대량 매입해 2대주주로 떠오른데 이어 한진해운 지분 매집에도 나서는 등 국내 해운 3사 지분을 공격적으로 사들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올초 현대상선 주총에서 스타뱅거가 KCC측을 지지했던 점을 들어 이번 주식 매입에 KCC가 연관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KCC가 당장 전면에 나서 현대그룹의 중간 지주회사격인 현대상선의 경영권 확보를 시도하지는 않더라도 장기적으로 게버런 트레이딩사와 스타뱅거가 KCC측에 지분을 넘기고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대그룹은 게버런 트레이딩사의 지분 취득이 게버런의 주장대로 투자목적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으며, 30%대의 우호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당장 경영권 방어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지분 추가 매입 및 우호지분 확보 등대응책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다. 현대그룹은 지난달말 홍콩의 허치슨 왐포아사에 넘겼던 현대상선 주식 12% 가운데 2%를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를 통해 되사들이기도 했다. ◆현대차 외국인 지분율이 56%가 넘는 현대차[005380]도 최근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캐피탈그룹이 현대차에 대한 지분율을 10.7%까지 끌어올리면서 경영권 분쟁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캐피탈은 "지배구조와 관련된 정관조항의 변경 계획이 없는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설명했으나 지분매입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캐피탈의 경영권 간섭에 대비해 다양한 대비책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캐피탈의 지분매입 시점이 지난 9월 신라호텔에서 열린 캐피탈그룹 투자전략회의에 김동진 부회장이 참석해 캐피탈 임원진을 만나 의견을 교환한 이후 이뤄진 점에서 일단 적대적 의도는 없다고 보고 있으나 단일주주의 지분이 10%를 넘어섰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혹시 발생할 지 모르는 외국인 주주의 경영권 간섭에 대비하기 위해 정몽구 회장과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가 시장과 자금이 허락하는 범위에서꾸준히 현대차 지분을 사들이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지분을 추가 매입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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