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가 사상 첫 원정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더반의 모저스 마비다 스타디움에서 열린 나이지리아와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2대2로 비겼다. 한국은 1승1무1패(승점 4점)를 기록하며 조2위로 월드컵 16강에 올랐다. 조1위는 같은 시각 그리스를 0대2로 누르고 3전 전승을 거둔 아르헨티나가 차지했다. 그리스는 1승2패, 나이지리아는 1무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까지 7회 연속(총 8회)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안방에서 개최된 한일 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을 빼면 한번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 했다. 지난 2006독일월드컵에서는 1승1무1패의 성적을 거두고도 스위스, 프랑스에 밀려 조별리그에 탈락하며 눈물을 삼켰다. 한국은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을 거두는 최고의 시나리오가 실현되면서 4년 전과 같은 성적을 거두고도 16강에 올랐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한 허정무 감독은 월드컵에서 처음 승리를 경험한 한국인 감독이라는 영예를 안은 데 이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이라는 쾌거까지 일궈내 국내 최고의 지도자로 우뚝 섰다. 한국은 이날 나이지리아를 맞아 4-4-2 전형을 썼다. 투톱에는 박주영과 염기훈이 서고 좌우 날개는 박지성과 이청용이 책임졌다. 오른쪽 풀백으로 차두리가 복귀했고 골문은 변함없이 정성룡이 지켰다. 나이지리아는 베테랑 느왕쿼 카누를 공격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스트라이커 야쿠부 아이예그베니를 최전방에 세워 한국의 골문을 노렸다. 허벅지를 다쳤던 왼쪽 풀백 타예 타이워 자리에는 라비우 아폴라비가 공백을 메웠다. 첫 골은 나이지리아가 먼저 넣었다. 전반 12분 치디 오디아가 우리 진영 오른쪽 측면을 뚫은 뒤 크로스를 올렸다. 왼쪽 페널티지역에 도사리던 칼루 우체가 차두리를 뒤에 두고 오른발로 마무리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골 넣는 수비수’ 이정수가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38분 왼쪽 측면을 빠르게 돌파하던 이영표가 치네두 오바시의 거친 태클로 오른쪽 페널티지역 외곽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키커를 맡은 기성용은 오른발로 감아 찼고 회전이 걸린 공은 수비수 벽을 넘어 오른쪽 골지역에 있던 이정수에게 향했다. 이정수의 머리를 맞은 공은 다시 오른발에 맞은 뒤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전반을 1대1로 마친 뒤 한국은 역전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유리하게 이끌었다. 후반 4분 박주영은 상대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 프리킥을 찼고 공은 한 번 바운드 된 뒤 오른쪽 골네트에 꽂혔다.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자책골을 기록한 박주영은 본선 무대에서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하며 환하게 웃었다. 한국은 이후 전의를 상실한 나이지리아를 상대로 거세게 밀어 부쳤으나 결정적인 수비 실수로 인해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허정무 감독은 후반 18분 염기훈을 빼고 김남일을 내보내며 수비를 강화했다. 후반 24분 김남일이 한국의 왼쪽 페널티지역에서 공을 빼앗은 뒤 바로 걷어내지 못 하고 여유를 부리다 오바시에게 공을 다시 빼앗긴 것. 김남일은 재빨리 걷어내려다 오바시의 뒷다리를 걷어찼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아이예그베니는 골키퍼 정성룡을 속이고 왼쪽 골문으로 침착하게 차 넣어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한국은 이후 나이지리아의 공세에 시달렸으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경기를 마쳤다. 끝까지 버텨낸 태극전사들은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리는 순간 서로 포옹하며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을 만끽했다. 한국은 오는 26일 오후 11시 포트엘리자베스의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A조 1위 우루과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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