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부터 미국이 수입차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지만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미국에서 나란히 7개월 연속 월간 최대 판매 기록을 이어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에 미국 소비자들이 물가 상승 우려를 놓고 강박관념에 빠질 만큼 걱정이 커져 자동차마저 조기 구매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미국 법인은 4월 현지 판매량이 8만 1503대로 지난해 같은 달(6만 8603대)보다 19% 증가했다고 2일밝혔다. 역대 4월 최고 판매 실적인데 4월 3일부터 미국이 자동차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모델별로는 투싼(41%)과 엘란트라(30%), 싼타페(28%), 쏘나타(12%), 팰리세이드(15%) 순서로 4월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며 미국 시장 성장세를 견인했다.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46% 증가했고,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포함한 전체 친환경차 판매는 25% 늘었다.
랜디 파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 최고경영자(CEO)는 "투싼 하이브리드(HEV)에 대한 강한 수요가 친환경차 판매 증가를 견인했다" 면서 "4월 판매 신기록은 현대차가 혁신과 가치, 성능 면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기아 미국법인도 7만 4805대를 4월에 판매하며 지난해 동월 대비 1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아 역시 7개월 연속으로 동월 최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모델별로는 카니발 MPV(79%), 텔루라이드(21%), 스포티지(18%) 등 주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 증가 폭이 컸다.
기아 미국법인의 영업 담당 부사장 에릭 왓슨은 "7개월 연속 월간 판매 기록 경신에 안주하지 않고 상품 라인업 강화와 고객 만족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EV6와 EV9의 현지 생산을 본격화했으며 충전 편의성도 크게 향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일 수입차에 관세를 부과한데 이어 3일부터는 차량 부품에도 25% 관세를 부과했다. 현대차그룹이 6월 2일까지는 가격을 올리지 않을 방침이어서 5월에도 미국 판매 증가세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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