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가 독자적으로 선보인 PB(자체상표) 라면이 경기불황을 틈타 국내 대표 라면 브랜드 '신라면'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 PB라면들은 불황 속 고물가시대를 맞아 가격에 민감해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라면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업체 훼미리마트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컵라면은 훼미리마트의 PB제품인 '500컵면(65g)'이다. 지난 2004년 편의점업계 최초로 출시된 500컵면은 출시 한달 만에 '신라면 큰사발(115g)'의 판매량을 앞지른데 이어 출시 1년만에는 '신라면 컵(65g)'의 판매량마저 추월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기불황이 본격화되면서 올들어 500컵면은 2위 신라면 큰사발보다 30만개가 더 많은 150만개가 팔리며 인기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해 신라면과의 격차 25만개보다 5만개가 더 벌어진 것. 이에 힘입어 올들어 훼미리마트의 PB 컵라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8.4% 증가하며 일반 브랜드 컵라면의 신장률 22.7%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훼미리마트 관계자는 "편의점의 주 고객층인 젊은 직장인과 학생층의 경우 경기침체가 가속화될수록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쉽게 포만감을 느낄 수 있는 제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훼미리마트의 500컵면의 경우 같은 용량의 신라면 컵라면보다 300원이나 더 가격이 싸다. GS25에서도 올 1월부터 5월까지 라면 매출을 집계한 결과 일반 브랜드 라면은 전년 동기 대비 19.2% 성장한데 반해 PB라면은 30.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GS25의 대표 PB상품 중 하나인 '공화춘 삼선짬뽕(컵라면)'의 경우 전체 라면 매출 4위를 달리고 있고 '틈새라면(봉지라면)'도 현재 봉지라면 중 매출순위 5위에 올라있다. 특히 틈새라면은 출시 33개월만인 지난해 10월 판매수량 1,000만개를 돌파하며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20일 출시한 PB라면 '라땡면(80g)'은 출시 후 12일간 총 11만개가 팔려나갔다. 이는 소형 컵라면 1위제품인 '농심 육개장'과 비교해도 80% 가량 더 많은 수치다. 세븐일레븐은 이에 힘입어 올해 안에 추가로 2종의 PB라면을 새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밖에 바이더웨이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현재 PB 컵라면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도 올들어 PB라면의 약진이 눈에 띄고 있다. 홈플러스에서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라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4%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PB라면은 217%나 매출이 급증했다. 이 같은 매출급등에 힘입어 전체 PB 식품군 중 지난해 매출순위 4위에 그쳤던 PB라면은 올해 커피와 소주를 제치고 생수에 이어 매출순위 2위에 올랐다. 특히 '홈플러스 좋은상품 라면(120g)'의 경우 '신라면(120g)'보다 23% 저렴한 가격 덕분에 지난해 전체 라면 매출순위 30위에서 올해는 6위로 무려 24계단이나 뛰어올랐다. 롯데마트가 지난 3월말 선보인 PB라면 '와이즐렛 이맛이라면(120g)'도 출시 두 달여만에 당초 매출목표 대비 35% 초과 달성하며 단숨에 라면 매출 순위 5위에 등극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