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국내 교통사고 피해를 금액으로 따지면 모두 15조5,000억원에 이르고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15%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도로교통사고 비용은 전체의 97.5%인 15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교통개발연구원이 13일 발표한 ‘2003년 교통사고 비용 추정’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도로ㆍ철도ㆍ해운ㆍ항공 분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피해를 화폐가치로 환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교통사고 비용은 소득손실, 의료비용, 물적 피해비용 등 물리적 손실비용과 피해자 가족과 친지 등이 겪는 정신적 피해비용(PGS)을 합산한 것이다. 2003년 전체 교통사고 비용은 인천국제공항 건설비(7조9,000억원)의 2배에 이르며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 78개를 건설할 수 있는 규모다. 이중 물리적 손실비용은 9조5,000억원 가량이며 PGS는 6조원에 달했다. 교통수단별로는 도로사고 비용이 전체의 97.5%인 15조1,000억원으로 추산돼 타 교통수단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철도(2,800억원), 해양(1,100억원), 항공(56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도로교통사고 비용 중 심리적 비용을 제외한 물리적 비용은 9조2,014억원으로 2002년 8조3,894억원보다 9.7% 가량 늘어났다. 특히 2003년 발생한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의 비용은 1,480억원으로 전체 철도사고 비용의 53%를 차지했다. 사고 건당 비용은 항공이 11억2,000만원으로 도로 3,540만원보다 31.7배 가량 높았으며 철도 3억8,000만원, 해양 2억1,000만원으로 추산됐다. 유정복 도로교통연구실 책임연구원은 “교통사고에 따른 사회적 비용을 줄이려면 교통안전사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교통사고의 절대량을 차지하는 도로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무인단속카메라 및 중앙분리대 확충, 안전띠 단속강화 및 홍보, 운수업체 안전관리 강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3년 교통수단별 사고건수는 도로 24만832건, 철도 741건, 해양 531건, 항공 5건 등이며 이에 따른 사망자는 모두 7,840명, 부상자는 37만7,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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