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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세계 PC시장 '먹구름'

저가경쟁 치열-업계 재편 가속화 예상올해 전세계 개인용컴퓨터(PC)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할 것이란 관측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애널리스트 스티븐 포추나는 26일 올해 세계 PC수요 증가율을 당초 12.5%에서 7%로 하항조정하고 매출성장률은 마이너스 2.8%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도 이날 전세계 PC판매대수 증가율이 10.1%를 기록할 것이라고 발표하고 미 경제가 하반기 회복에 실패할 경우 판매증가율이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세계 최대 PC시장인 미국내 상황은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PC 가정보급률이 53%에 달할 정도로 포화상태에 이른데다 경기둔화와 PC 고성능화 등으로 기업수요도 줄어들고 있다. 지난 2월 가정용 PC판매는 24% 감소, 3개월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조사기관인 IDC는 올해 미국 시장의 PC 판매액이 6% 감소하리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에 비해 PC보급률이 뒤진 유럽이나 아시아 등도 올해 당초 목표에 크게 못 미치는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메릴린치는 유럽내 PC수요 증가율을 8.5%에서 5%로 낮췄으며 일본과 아시아ㆍ태평양지역도 각각 19.5% 및 23.5%에서 12%, 17%로 조정했다. 로저 케이 IDC 연구원은 조정된 전망치는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을 전제로 한 수치이며 경기가 나빠질 경우 이들 지역도 판매부진에 시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기침체의 여파로 업체간 경쟁도 날로 심화되고 있다. 델 컴퓨터는 지난해 10월 이후 PC와 노트북컴퓨터 가격을 30~35% 인하한데 이어 최근에는 프린터, 인터넷접속권 등을 PC구입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인터넷구매 고객의 배달료도 면제시켜주고 있다. IBM, 컴팩, 휴렛패커드(HP) 등도 20% 정도 가격을 내리고 정리해고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갖가지 대책에도 불구, 판매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돈 영 UBS 워버그증권 애널리스트가 "올해 PC업계들의 최대 과제는 손실을 얼마나 줄이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시장은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재편도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0억달러의 PC를 판매한 미 마이크론 일렉트로닉스사는 지난 23일 PC사업부문을 매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IBM이 PC서버부문을 델에 매각한데 이어 업계 구조조정이 본격화하고 있는 셈이다. 앤드류 J. 네프 베어스턴스 애널리스트는 "시장상황이 나빠짐에 따라 빅5에 속하는 업체들도 PC사업 매각 또는 인수 등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업계재편은 시간문제"라고 지적했다. 김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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