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좋아지고 국제경쟁력 향상 이중효과<br>삼영이엔씨 3분기까지 환평가이익 35억원 달해
원ㆍ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재돌파하면서 환리스크 우려감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일부 수출 중심 기업들은 오히려 환차익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좋아지는 수혜를 누리고 있다. 이들 기업은 환율 상승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가격경쟁력도 높아지고 있어 이중 효과를 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칩 제조업체인 알에프세미는 지난 3ㆍ4분기에 환율 상승으로 10억원에 가까운 영업외 수익효과를 봤다. 알에프세미의 3ㆍ4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7% 늘어난 21억6,000만원으로 이중 환율 관련 순이익은 9억8,000만원에 달했다. 알에프세미는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ㆍ일본업체들과 경쟁하고 있어 고환율이 가격경쟁력 확보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해상용 통신장비업체인 삼영이엔씨도 3ㆍ4분기에 매출액과 영업이익ㆍ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4%, 152.8%, 616.4% 늘어나며 지난 1ㆍ4분기 이후 지속적인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특히 삼영이엔씨는 3ㆍ4분기까지 환평가이익이 35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김연우 한양증권 연구원은 삼영이엔씨에 대해 “3ㆍ4분기까지 발생한 환평가이익 및 환차익에 대한 환율매매기준이 1,187원이기 때문에 연말까지 원ㆍ달러 환율이 그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35억원의 환이익이 그대로 연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환율이 1,300원 수준으로 끝나면 15억원의 추가 환이익이 발생하게 될 것”이라며 “4ㆍ4분기에는 미국ㆍ유럽을 중심으로 신규 수출이 늘어나면서 실적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실적을 공시한 반도체장비 부품업체인 리노공업은 3ㆍ4분기 매출액 332억원, 영업이익 121억원, 당기순이익 94억원을 올렸다. 이는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8%, 18.9%, 9.10%가 늘어난 수치다. 회사 측에선 키코(KIKOㆍ통화옵션상품) 등 환율 파생상품에 가입하지 않은 덕분에 수출 증가에 따른 환율 상승 수혜가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키코 가입 업체들은 환율이 좀처럼 하락하지 않으면서 환평가손실이 더욱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에이엠티는 3ㆍ4분기 통화옵션 등 파생상품 계약에 따른 평가손실이 자기자본의 99.66%에 해당하는 819억3,300만원으로 집계됐고, 에피밸리(60억원), 상보(116억원), 재영솔루텍(187억6,000만원), 파이컴(48억원) 등도 통화옵션 거래에 따른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