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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P금리 인하 폭·여부 촉각 곤두

뉴욕증시를 엄습한 불안감이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지난 주에는 투자자들이 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져 온 나스닥지수 2,000선이 주초반 힘 없이 무너진데다 수요일에는 다우 1만선마저 붕괴됐다. 나스닥지수는 16일에는 1,900선마저 지켜내지 못했다. 주가지수가 52주 최고가에서 20% 이상 하락하는 것을 의미하는 '약세장'이 나스닥에 이어 S&P500지수에도 현실로 나타났다. 다우지수도 3.8%포인트만 추가 하락하면 약세장에 접어들게 된다. 지난 한 주간 다우, 나스닥, S&P500 등 뉴욕증시의 3대지수는 각각 7.7%, 7.9%, 6.7%씩 하락했다. 특히 다우지수의 7.7% 하락은 지난 89년 10월 둘째주 이후 11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월초만 해도 증시가 바닥을 쳤다는 기대감으로 뉴욕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고 애비 조셉 코언 같은 월가의 큰손들이 앞다퉈 주식매수를 권고, 상승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기업실적이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는데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일부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기대만큼 큰 폭(0.75%포인트 이상)으로 금리를 내릴지 여부도 미지수기 때문에 회의론은 급격히 확산됐다. 비관론이 팽배해져 대기업 한 곳만 실적둔화를 발표하면 증시전체가 곤두박질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 주 뉴욕증시를 바닥으로 가라앉게 만든 장본인은 컴퓨터업체인 컴팩과 소프트웨어업체 오라클이었다. 컴팩은 15일 장마감 이후 1ㆍ4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고 전체 종업원의 7%에 달하는 5,000명을 감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오라클도 이날 1ㆍ4분기 실적악화뿐만 아니라 올 4ㆍ4분기까지 매출이 되살아나기 힘들 것 같다는 고백을 내놓았다. 다우지수를 1만 포인트 아래로 끌어내린 또 하나의 장본인은 '일본발 금융위기설'이었다. 영국계 국제신용평가기관인 피치 IBCA가 14일 19개 일본 시중은행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 놓자 상대적으로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블루칩 주가마저 미끄럼틀을 탔다. 일본 금융기관들이 엄청나게 늘어난 부실채권에 따른 실적악화를 만회하기 위해 미 증시나 국채 등에 투자한 자금을 서둘러 회수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급격히 환산됐다. 심지어 지난 97~98년처럼 국제유동성 위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이처럼 온갖 악재가 쏟아져 나오자 월가 일각에서부터 FRB가 금리를 당초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급격히 퍼져나갔다. 금융전문가들은 대부분 FRB가 20일 열리는 정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기금금리를 0.50%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점쳐왔다. 그러나 이정도 수준의 금리인하로는 증시붕괴를 막을 수 없으며 최소 0.75%포인트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이런 기대마저도 16일 발표된 미시간대 소비자신뢰도 조사결과가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가능성이 다소 약해지고 있다. 소비심리가 미약하나마 꿈틀대고 있어 앨런 그린스펀 의장이 금리를 큰 폭으로 내리는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20일 FRB가 금리를 0.5%포인트 내릴 경우 오히려 투자자들이 실망감으로 주식을 투매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최근의 기업실적 악화발표와 그에 따른 대폭락이 통산 바닥장세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상승이 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의 금융시장 애널리스트 유진 G. 민츠는 "비관론이 증시에 만연할 때가 바로 매수타이밍"이라며 "증시가 곧 바닥을 치고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루덴셜증권의 애널리스트 래리 왜시텔도 "반등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며 낙관론에 힘을 보탰다. 비관론자들은 ▦기업실적 ▦주가상승 ▦경제성장 ▦소비자신뢰도 등은 상호복합적으로 맞물리며 나타나기 때문에 올 연말까지 증시가 조정양상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금리인하가 실물경제에 반영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유동성 개선으로 기업실적이 개선되고 경제성장세가 이어지는데 또 6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뱅코프 파이퍼 재프리의 애널리스트 브라이언 벨스키는 "지금은 증시바닥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웬만한 악재 하나만 터져도 증시가 추가 하락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뉴욕=김인영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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