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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日 바둑영웅전] 거친 수법으로


제2보(43~87) 흑43. 이 수를 얻어맞자 조훈현의 행마가 뒤엉켜 버렸다. 급소 일격을 당한 조훈현은 약이 올랐다. 백44, 46은 하수다루기식의 거친 수법. 계속해서 52로 끊은 수는 소년기사 김주호의 전투력을 시험해 보겠다는 수였다. “긴장이 됐어요. 싸움의 귀신이라고 소문이 난 조훈현 국수님이니까요. 한걸음만 잘못 디디면 지옥이라고 자신을 타일렀습니다.” 김주호가 나중에 한 말이다. 조훈현이 76으로 중앙을 보강했을 때 김주호는 가슴이 뛰었다. 하변에서 우변까지 이어진 백대마가 아직 미생인 마당이다. 지금이 승부의 고비. 어떤 식으로 공격해야 승기를 휘어잡을 수 있을까. 먼저 떠오른 것은 참고도의 흑1과 3으로 천천히 가는 길. 이것으로도 흑이 유망한 바둑 같은데 더 좀 강력한 방식은 없을까. 궁리하는 그의 머리속에 섬광처럼 한줄기 길이 보였다. 흑77, 79의 콤비블로가 그것이었다. 1분쯤 호흡을 가다듬은 김주호는 그 길로 들어섰다. 검토실의 청년 기사들은 흥분했다. 백대마가 살길이 없다는 것이 일치된 견해였다. “단명기로 끝날 것 같지?” 송태곤4단이 묻자 조한승6단이 지체없이 대답했다. “대마가 잡힌 건 사실이야. 단명기로 끝날지는 봐야 알겠고….” /노승일ㆍ바둑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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