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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차기정부의 기회

차기 정부는 운이 좋다. 잘못 오해하면 비아냥거리는 소리로 들릴 수 있겠지만 `운이 좋다`는 표현은 진심이다. 차기 정부는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다양하고 커다란 활동무대를 마음껏 사용할 기회를 갖고 시작한다. 정치판을 보자. 거대 야당은 물론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여당마저도 그동안 익숙해졌던 판을 포기하고 새로운 판을 짜도록 강요받고 있다. 앞으로 만들어질 새 정치판의 수준은 상당 부분 차기정부의 `책임과 부담`이다. 멋진 판을 만들어내면 차기정부의 공적이다. 외교판 역시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한국의 독자적인 역할이란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단순 명쾌한 힘의 논리가 지배했지만 지금 막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대미, 대중국 관계는 한국의 독자적인 움직임을 안팎에서 요구받는 상황이다. 북핵문제만 따로 봐도 그렇다. 한국은 지금 한반도 내에서 과연 (차기정부가 언급한대로) 중재능력을 키워놓았는지 등등을 테스트받는 상황이다. 이 고비를 넘어서 독자적인 외교 기반을 다져놓으면 이는 전적으로 차기 정부가 두고두고 자랑할 개가다. 가장 중요한 기회는 경제판에 있다. 21세기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좌우하는 것은 결국 경제력. 이 판이 지금 안으로부터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SK그룹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은 그동안 흘러나온 각종 재벌개혁 정책방안들이 `인수위의 입장이냐`, `노 당선자의 입장이냐`를 놓고 예의 주시하던 관객들의 궁금증을 단번에 풀어주었다. 차기정부는 탈법, 불법에 대해 어떤 상황에서도 법의 잣대를 엄정하게 들이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다. 노당선자는 그동안 “속도와 강도를 조절하겠다”고 누차 밝혔지만 모두가 다양한 대중을 향한 `부처님설법`이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었다. `엄정한 법 집행`과 `재벌 지배구조`가 외길에서 맞닥뜨린 모습이다. 만약 이 대결이 한국식 경영의 비효율성을 깨뜨린다면 차기정부는 `경제 4강`의 토대를 다진 주역이 될 것이다. 하지만 되짚어보자. 차기정부는 멋진 정치판을 만들지 못한다면 `그 나물에 그 밥`쯤으로 폄하될 것이다. 한국의 외교적 한계만 확인시켜준다면 `범 무서운줄 모르는 하룻강아지`쯤으로 전락할 것. 이다. 특히 경제판을 흔들기만 했다면… 결과를 상상하기도 싫다. 차기정부가 올라설 무대는 곧 한국의 50년, 100년 운명을 결정하는 진짜 큰 무대다. 일주일 후면 출범하는 차기정부가 곡예를 하지않고도 대성공을 거두길 진심으로 빈다. <김형기(산업부 차장) k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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