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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T분야 통상압력강화 배경ㆍ의미] IT강국 한국성장 잠재력 경계 포석
입력2004-02-25 00:00:00
수정
2004.02.25 00:00:00
정두환 기자
미국이 최근 정보기술(IT)분야 통상압력을 부쩍 강화하고 나선 것은 무엇보다 IT강국으로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한국의 성장잠재력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차세대 신사업의 표준화문제는 곧바로 글로벌 경쟁력과 이어진다는 점에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측이 현재 가장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부문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가 단일 표준으로 채택한 국산 무선인터넷 플랫폼 위피(WIPI)와 2.3㎓휴대인터넷 표준 문제. 정부가 단일 표준 채택과정에 직ㆍ간접적으로 관여함으로써 퀄컴 등 미국 기업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배제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미국측은 비공식적인 채널까지 동원해 통신분야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나서 양측의 팽팽한 신경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측이 표준 문제와 관련해 이처럼 전방위적인 통상압력에 나선 것은 단순히 국내 시장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이 이들 차세대 표준을 바탕으로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경우 미국 기업들의 아성이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정보통신부는 휴대인터넷이나 무선인터넷 플랫폼 기술표준은 어디까지나 TTA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단체표준`인 만큼 미국측이 주장하는 정부 개입은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반박하고 있다. 특히 무선인터넷 플랫폼과 휴대인터넷 표준 작업에 퀄컴 등 외국 기업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았으며 실제로 휴대인터넷 표준 작업에는 외국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미국측의 공세에 맞서 국내 기업들의 역공세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삼성전자ㆍLG전자 등 주요 단말기 제조업체들은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원천기술 보유사인 미국의 퀄컴사를 대상으로 로열티를 인하해줄 것으로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조만간 회의를 갖고 이를 공론화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업체 관계자들은 “퀄컴이 과거 흑백휴대전화 시절 맺었던 로열티를 여전히 고수하면서 단 한차례도 내리지 않았다”며 “이 때문에 카메라모듈이나 음원칩 등 퀄컴 기술과 관계없는 부품은 로열티 산정대상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도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XP에 자사의 메신저 프로그램인 MSN메신저를 설치한 것이 `끼워팔기`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이르면 4월중 결론내릴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측의 통신분야 압력은 한국의 정보기술(IT)능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우리 정부도 차세대 기술 표준화 등에 대해서는 초기단계부터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할 수 있는 협상 조직 등을 갖춰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두환기자 d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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