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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여성파워 쑥숙 큰다

개인고객 중요성 부각 여성감각 활용도 높아져금융권에 여성 파워가 거세다. 몇 년 전만해도 은행에서 여성 팀장이나 지점장을 찾아보기란 '하늘에 별따기'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않다. 은행 지점장으로 수 천억원을 떡주무르듯 하는 자리뿐 아니라 재계의 별이라 불리는 임원급에도 여성들의 모습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국내 주요 은행 지점장의 남녀 비율을 보면 아직까지는 남성의 비율이 절대적으로 높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좁혀지는 추세다. 최근 들어 한빛은행, 서울은행, 기업은행 등에서는 여성을 임원으로 발탁하는가 하면 지점장 승진에서 대거 여성들을 기용했다. 특히 임원이나 간부로 발탁되는 여성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의 업무도 영업이나 관리 일변도에서 다른 업무로 확산되는 상황이다. 대출 및 여신과 같이 직접 돈을 만지는 일은 물론 신규 상품이나 서비스 개발, 마케팅, 전사적 금융 시스템구축 등 여러 방면에서 여성 금융인들은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금융권에서 여성들의 역할이 확대된 것은 은행이 종합 금융서비스기관으로의 변신을 추진하면서 여성 특유의 감각을 필요로 하는데다 여성들 스스로가 경쟁력을 강화해 온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들어 금융권에는 사상 초유의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소규모 개인고객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과거 은행이 법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 대출업무에 치중해 왔다면 이제는 개인 고객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들 개인 고객들을 겨냥한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여성들이 큰 몫을 하게 되자 자연스레 여성들의 승진도 늘어났다. 과거만 해도 법인 고객 유치를 위한 남성중심의 접대가 은행 지점장의 주요 업무 중 하나로 평가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성들은 인사 등 여러 면에서 불리할 수 밖에 없었다. 소매 금융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여성들이 갈고 닦아온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됐다. 특히 여성들은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을 십분 활용해 금융환경 변화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성공한 여성 금융인들에게는 두 가지 공통점을 찾아볼 수 있다. 우선 이들은 자사 상품이나 서비스에 연연하지 않고 고객 만족을 몸소 실천하는데 주력했다. 이와 함께 여성 특유의 감성을 가미한 서비스 개발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는 것도 강점으로 지적된다. 이런 노력이 바로 고객의 신뢰를 불러일으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산업은행의 서송자 IT본부장은 여성으로서는 몇 안 되는 금융계의 '별'이다. 서 본부장은 미국의 체이스맨하탄은행, 뉴욕은행 등 선진국 금융계에서 30여년간 재직한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 99년 산업은행의 시스템 구축 업무를 총괄하는 IT본부장으로 전격 스카우트됐다. 평화은행 마케팅팀의 이동연부장은 여신기획, 신상품개발, 인터넷 뱅킹 및 수신영업전략 수립 및 평가 등을 총괄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이 부장은 지난 96년 평화은행 압구정지점장 재직시 강남권 여성 고객들의 투자상담을 위한 '레이디지점'을 처음으로 개설해 업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는 당시 그 공을 인정 받아 금융계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이 부장의 '아이디어 보따리'다. 지난 9월 그가 개발한 인터넷 대출상품인 '따따따론'은 서비스 시작 2개월만에 800억원 이상의 대출 실적을 올려 업계의 신화로 자리매김했다. 따따따론은 평화은행 고객이 아니더라도 신용을 근거로 은행을 직접 방문 하지 않고도 1,000만원을 3분만에 대출해 주는 서비스. 처음 도입된 후 1주일동안 '동시접속 8,000명'이라는 엄청난 숫자의 고객들이 몰린 히트상품이다. 그는 "이성적인 은행업무에 여성의 감성과 직관을 조화시키는 한편 상사에게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히트상품 제조의 지름길"이라며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닌 몸으로 실천하는 고객만족이 성공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대치역지점에서 금융자산관리사(PBㆍPrivate Banker)로 근무하고 있는 백미경 팀장은 17년간 은행에 근무한 베테랑이다. 그는 자금흐름에 민감한 고객들이 많은 대치동지점에서 우수 고객 500명에 총 수신고 1,600억원의 예금을 관리하고 있는 하나은행 PB계의 보배다. 일반적으로 한 은행 지점의 총 수신고가 1,000억원이 넘는 곳이 흔치 않다는 게 은행가의 현실이다. 백 팀장은 "고객이 원하는 투자 상담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고객도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먼저 알려주는 것이 바로 고객만족"이라며 자신만의 성공비결을 제시했다. 백 팀장은 고객을 위해 외국은행 및 전 금융권의 상품까지 소개해 고객의 입장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이러한 백 팀장의 자세는 해당 고객의 신뢰를 쌓을 뿐 아니라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한 집안의 친척 모두를 고객으로 확보한 경우도 있다. 장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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