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들은 화장품이나 마스크팩 등을 통해 피부에 영양소를 공급한다. 최대한 많은 영양소가 피부에 흡수돼야 좋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문제는 사람의 피부가 방어 기질 때문에 외부 물질을 쉽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던 정도현(사진) 라파스 대표는 원하는 만큼의 약물을 피부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하고 2009년 라파스를 창업했다.
라파스는 히브리어로 치유를 뜻하는 '라파'와 전달을 의미하는 '패스'를 합친 말이다. 치유 물질을 피부에 잘 전달하자는 뜻에서 라파스로 사명을 지었다. 마침내 2012년 정 대표는 보습 기능이 뛰어난 히알루론산을 초미세 바늘을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패치인 '아크로패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눈 밑이나 미간 사이에 아크로패스를 두 시간 정도 붙이면 히알루론산이 피부안의 수분과 만나 흡수된다. 패치 한 장으로 화장품 한 병에 들어 있는 히알루론산을 흡수시킨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정도현 라파스 대표는 11일 서울 상암동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 취재진과 만나 "아크로패스는 일찌감치 해외에서 성능을 인증받았으며 현재 일본과 미국, 러시아 등으로 수출되고 있다"며 "이제는 국내 유통 채널 확대에도 힘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라파스는 지난 달 국내 판매용 제품인 '아크로패스 에이지리스 리프터(Ageless Lifter)' 라인을 선보였다. 아크로패스 에이지리스 리프터는 눈가 피부탄력과 보습을 위한 '아이존 케어'와 국소 주름 부위 개선을 위한 '멀티 스팟 케어' 라인으로 출시돼 관리 부위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정 대표는 "현재 자체 온라인 쇼핑몰과 명동의 일부 오프라인 숍에서 아크로패스 에이지리스 리프터가 판매되고 있는데 앞으로 백화점과 피부 클리닉, 병원 등으로 판매처를 넓혀 나갈 것"이라며 "오프라인에서 성과가 나면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파스는 국내 판로가 확대되면 국내 매출액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예상 매출액이 330억원 인데 이 중 100억원 정도를 국내에서 올릴 예정이다. 올해 예상되는 국내 매출액(10억원)보다 10배 많은 수준이다.
해외 시장 공략도 지속할 계획이다. 라파스는 현재 미국,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현재 아크로패치를 전량 천안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데 일본에 생산법인을 설립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정 대표는 "현재 제조업자 개발생산(ODM)방식으로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데 일본인들은 메이드 인 저팬(Made in Japan) 제품을 선호하는 만큼 일본에 공장을 짓는 것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개발(R&D)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상장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안에 한국거래소에 상장심사 예비청구서를 제출해 내년 초에 코스닥에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R&D 투자 규모를 늘려 앞으로 기미나 주근깨가 생긴 부분을 없애주는 미백 제품, 여드름 관리 제품도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기자 hoo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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