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목돈을 운용하고자 하는 예적금 수요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내년 은행과 상호금융, 저축은행 업계가 각각의 특색을 내세운 수신 상품으로 고객 유치전에 나선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은행은 내년부터 새롭게 출시되는 만능통장인 '개인자산관리종합계좌(ISA)'를, 상호금융은 비과세혜택, 저축은행은 고금리 특판을 무기로 수신고객 유치전을 준비하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도입되는 ISA 통장이다. 내년 3월께 출시될 예정인 ISA 통장은 계좌를 일일이 따로 개설할 필요 없이 한 계좌에서 예금과 펀드,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운용할 수 있는 상품이다. ISA의 가장 큰 매력은 절세 혜택이다. 금융소득 200만원까지는 15.4%의 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200만원을 초과하는 소득에 대해서도 9.9%의 낮은 세금만 내면 된다. 연 소득 5,000만원 이내인 경우 25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한 은행에서 똑같은 금리의 정기예금 상품을 가입해도 ISA를 통하면 세금이 없기 때문에 그만큼 이익인 셈이다.
단점은 가입 후 의무가입기간이 5년으로 다소 길다는 점이다. 15세에서 29세 이하 가입자나 연 소득 5,000만원 이하 가입자의 경우 의무 유지기간이 3년으로 비교적 짧다. 투자금액도 해마다 2,000만원까지 총 1억원으로 제한된다.
상호금융권에서는 당초 올해 말로 종료될 예정이었던 비과세 혜택이 3년 연장되면서 수신고객 유치에 대한 시름을 크게 덜었다. 상호금융권에서는 예금의 3,000만원까지 소득세 15.4%를 내지 않아도 된다. 농어촌특별세 1.4%만을 부담하며 농어민일 경우 아예 세금이 없다. 이 같은 세제 혜택을 고려할 경우 현재 상호금융권의 1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2.1%지만 실제로는 2.44%의 금리를 받는 셈이 된다. 상호금융의 경우 각 조합이나 금고별로 금리가 다르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검색을 해본 후 금리가 더 높은 곳을 이용할 수 있다.
비과세 등 제도적 혜택이 전무한 저축은행업계는 고금리 특판이라는 정공법을 내세워 연말부터 수신고객 유치를 시작했다. 연말 연초에 늘어나는 자금 수요에 대비하고 미국발 금리 인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에서다.
KB저축은행은 인터넷으로 가입할 경우 12개월 이상 최고 2.8%의 금리를 지급하는 특판을, 현대저축은행 역시 스마트폰으로 가입하면 16개월 이상 최고 2.7%의 금리를 주는 특판을 진행 중이다. OK저축은행과 JT저축은행, 아주저축은행도 기간과 조건에 따라 최고 2.5~2.75%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특판하고 있다.
꼭 특판이 아니어도 저축은행 업계의 금리는 시중은행보다 1%포인트 이상 높아 목돈을 모으려는 고객들은 주목할 만하다. 올 들어 곤두박질치던 저축은행 금리가 하반기부터 꿈틀대기 시작하면서 지난 10월13일 2.06%에서 11월13일 2.11%로, 13일 현재 기준 2.25%로 오르는 등 급반등을 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