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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대관령 열차터널


산악국가인 스위스에서는 일찍이 남북을 연결하기 위해 수많은 열차터널이 만들어졌다. 알프스 지하를 관통하는 고트하르트베이스터널(GBT)은 지하 2,800m의 57㎞ 구간에 지어져 세계에서 가장 길고 깊은 곳에 위치한 터널이다. 또 체어마트에서 출발하는 빙하특급 열차는 7시간30분에 걸쳐 모두 91개의 터널을 지나며 '세계에서 가장 느린 특급열차'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런 암반을 뚫는 데 주로 사용되는 것이 터널 굴착기인 터널보링머신(TBM)이라는 장비다. 앞쪽에서 벽을 뚫고 나아가면서 잔해물을 자동으로 운반해주는 굴진 속도야말로 혀를 내두를 만하다. 지반이 약하면 화학물질까지 뿌려가며 뚫어나가는데 수명이 다하면 머리 부분을 아예 땅속에 묻어버린다고 한다. 우리는 주로 독일과 일본제 TBM을 사용하는데 행여 고장이라도 나면 해외 기술자를 초빙하느라 며칠씩 공사를 중단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다.

알프스에는 못 미치나 대관령도 아무나 넘기 힘든 험준한 고개다. 지금이야 고속도로에 번듯한 터널이 만들어졌지만 아흔아홉 굽이의 고갯길을 넘자면 숱한 고초를 겪어야 했다. 신사임당은 율곡의 손을 잡고 대관령을 넘을 때마다 눈물을 흘렸고 임지로 향하던 관리들은 멀리 동해바다가 아득한 나머지 절망에 빠져들 정도였다. 지금도 고속도로에 놓인 7개의 터널을 지나다 보면 눈과 비가 엇갈리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산악터널인 대관령터널이 마침내 뚫렸다. 강원 평창군과 강릉시를 잇는 길이 21.755㎞의 대관령터널 공사에는 3년5개월 동안 연인원 25만9,600명과 11만900대의 장비가 동원됐다. 2012년 6월에 시작된 공사는 양쪽에서 하루 평균 7m씩 굴착공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2017년부터 시속 250㎞의 고속철이 달리면 서울에서 강릉을 1시간12분 만에 주파할 예정이다. 험난한 산악도 거침없이 뚫으며 세상을 이어주는 기술의 발전이 놀라울 뿐이다. /정상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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